저가항공 시련의 계절…하반기 실적 개선도 비관적
저가항공 시련의 계절…하반기 실적 개선도 비관적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8.1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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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2분기 적자 탈출…화물 운송 전략 주효
LCC업계, 국내선 활성화 외 해법 없어…출혈 경쟁만 지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는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다. 대형항공사(FSC)는 올해 2분기 화물 실적 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LCC들은 국내선 수요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수익 다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업계는 올해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며, 대부분의 국제선이 운항 중단된 데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LCC업계는 기존에 코로나19 위기 돌파를 위해 시행하던 임직원 순환휴직 등 인건비 절감 노력과 국내선 운항 확대 이외에 기댈 곳이 없다.

LCC업계는 국내선 확대를 통해 지난달 FSC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국내선 여객 인원수를 기록했지만, 항공권 할인 등 최저가 경쟁을 지속하면서 앞으로 극적인 수익 증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업계는 지난달 국내선 승객 345만5451명을 수송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수송한 국내선 여객 인원수 144만4458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게다가 LCC업체들은 FSC와 달리 화물 영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LCC업계는 각사가 보유한 소형 기종의 화물 적재에 한계가 있으며, 화물 운송 경험 부족으로 물량 수주 등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 5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84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영업손실 274억원 대비 적자 폭이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항공업계는 아직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나머지 LCC업체도 전년 대비 실적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각각 영업이익 1485억원, 11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FSC의 경우 국제선 운항률과 여객 수요는 90%가량 급감하는 등 LCC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화물 수송 실적 증가가 흑자전환을 견인했다.

LCC 업계는 실적 하락 요인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기 힘들 전망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LCC업계는 자구노력을 통해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FSC 보다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장마 장기화까지 겹쳐 여름휴가 기간 반짝 특수를 보려던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LCC업계는 최저가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달 5일부터 11일까지 회원 대상 할인 이벤트 ‘JJ멤버스위크’를 통해 국내선 최저 1만4900원부터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으며, 진에어는 지난달 17일부터 오는 10월24일 사이 운항하는 국내선 모든 노선을 대상으로 최저 1만9000원부터 항공권을 판매하는 행사를 지난 9일까지 진행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