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소비자 보호 구멍 메우기 분주…"미스터리 쇼핑 효과 있네"
증권사, 소비자 보호 구멍 메우기 분주…"미스터리 쇼핑 효과 있네"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8.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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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 프로세스 개선 통해 금감원 평가 '최하'서 1년 만에 '최고'
작년 점검 성적 저조했던 IBK투자·하나금투 등 교육 강화·조직 정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신아일보 DB)

금감원 미스터리 쇼핑을 통해 금융상품 판매 과정의 문제를 지적받은 증권사들이 소비자 보호 체계를 개선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2018년 미스터리 쇼핑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던 유진투자증권은 내부 프로세스를 개선해 1년 만에 최고 등급을 받는 데 성공했다. 작년 점검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IBK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직원 교육 강화와 관련 조직 정비 등을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작년 8월19일부터 10월18일까지 9주 동안 17개 증권사의 250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했다. 

미스터리 쇼핑은 전문 기관의 조사 요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회사의 상품을 구매하면서 투자자 보호 방안 준수 및 정합성 보고서 제공, 유의 상품 권유 시 확인 의무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조사 요원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때문에 암행 감찰이라고도 부른다. 

작년 미스터리 쇼핑은 조사원이 영업점을 방문해 여유자금 투자 의사와 해외채권에 대한 계약 의사를 밝히고 상담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외채권에 대한 정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등 항목을 평가해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저조 5단계로 등급을 매겼다. 

평가 결과 우수 등급을 받은 증권사는 유진투자증권 한 곳뿐이었다. 전년도 미스터리 쇼핑에서 최하 등급인 '저조'를 기록했던 이 회사는 판매 체계를 정비해 1년 만에 최고 등급을 받는 데 성공했다.

2018년 점검 당시에는 투자자 숙려제도 운용과 고령 투자자 보호 방안 이행이 미진한 것으로 지적됐지만, 이후 꾸준한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회사 안팎에서 투자자 신뢰를 회복했다는 평을 얻게 됐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재작년 금감원 미스터리쇼핑 결과 투자자 보호 원칙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제기됐다"며 "작년부터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강화했고, 판매 프로세스를 전산화해 일괄적인 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점이 전반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스터리 쇼핑에서 하위 등급인 '미흡'을 받은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최하 등급인 '저조'를 받은 IBK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소비자 보호 관련 내부 판매 체계 정비에 나섰다. 

평가 대상 17개사 중 최하점을 받은 IBK투자증권은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확대하고,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완전 판매 프로세스를 준수하도록 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 10월 금감원 미스터리 쇼핑 이후 분기별 실천계획을 만들어 대고객 설명 의무를 강화했고, 소비자 보호 의무를 다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차원에서 작년 말 겸직 체제로 운영됐던 준법감시인과 소비자보호총괄(CCO)을 분리해 독립 CCO 체제를 도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표준 판매 프로세스 관련 직원 교육 및 대고객 설명 의무를 강화했으며, NH투자증권은 상품 판매 단계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상품설명서를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강화하는 등 불완전 판매 방지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보호는 당연한 의무이므로, 앞으로도 꾸준히 보완해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코로나19로 미뤄오던 올해 미스터리 쇼핑을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재개한다. 최근 라임자산운용과 옵티머스자산운용 등에서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른 데 따라, 올해는 고령자 대상 불완전 판매와 투자 성향에 맞지 않는 판매 등이 집중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