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미국서 '훨훨'…나 홀로 두 자릿수 성장
K-푸드, 미국서 '훨훨'…나 홀로 두 자릿수 성장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8.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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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한국식품 주요 수출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증가세
CJ제일제당·농심 등 공격적인 마케팅, 집밥·온라인 소비 확산
한국 라면·만두·고추장 열광하고, 면역력 향상 김치·인삼 각광
미국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농심 신라면 버스 홍보활동. (제공=농심)
미국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농심 신라면 버스 홍보활동. (제공=농심)

‘K-푸드(한국식품)’는 올 상반기에 주요 수출국 ‘톱(Top)4’인 일본과 중국, 미국, 베트남 중 미국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시장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집밥·온라인 소비 트렌드 확산과 함께 CJ제일제당·농심 등 식품기업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효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외 주요 수출국에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식품 수출통계에 따르면 올 1~6월 농식품(수산 포함) 수출액은 47억600만달러(5조6147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47억2200만달러(5조6338억원)와 비교해 0.3%가량 줄어든 수치다. 

한국식품 수출이 코로나19에도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시장에서의 급성장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식품의 주요 수출국들 가운데서 나 홀로 성장하며, K-푸드의 핵심시장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한국식품은 미국에서 26.6%라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액 7억1000만달러(8471억원)를 기록했다. 

반면에 최대 수출시장인 일본과 2위 중국은 금액 기준 전년 동기보다 각각 -7.7%, -5.4% 하락했다. 동남아 주력 수출시장으로 꼽히는 베트남 역시 8%가량 마이너스 성장했다. 

미국시장은 한국식품 전체 수출비중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8.4%에서 15.1%로 급상승했다. 일본과는 5.4%포인트(p), 중국과 겨우 0.7%p 차이에 불과하다. 

지난 2월 운영됐던 비비고 푸드트럭 마케팅. (제공=CJ제일제당)
지난 2월 운영됐던 비비고 푸드트럭 마케팅. (제공=CJ제일제당)
미국 현지 매체에 방영된 비비고 만두와 고추장. (제공=CJ제일제당)
미국 현지 매체에 방영된 비비고 만두와 고추장. (제공=CJ제일제당)

미국에서 K-푸드 약진은 대형식품기업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판촉·홍보활동이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와 김, 김치, 국물요리 등 다양한 한식을 현지에 활발히 선보이는 한편, 뉴욕의 중심부 맨해튼에 지난해 연말부터 올 5월까지 비비고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한국식품 알리기에 많은 공을 들였다. 

농심은 미국에서 ‘라면 한류’로 앞장서고 있다. 농심은 월마트·코스트코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특설매대를 운영하고,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에서도 마케팅을 강화했다. 뉴욕과 라스베이거스를 중심으로 신라면 버스를 운영하는 등 주류 소비자를 겨냥한 홍보활동에 많은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즈’가 신라면 블랙을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선정했고, 영화 ‘기생충’ 효과로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까지 크게 늘었다. 농심 미국법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성장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 라면은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는 몇 안 되는 외국식품 브랜드”라며 “신(辛)브랜드는 이제 미국 메이저 유통회사가 먼저 찾는 한국 대표식품이 됐다”고 말했다.

한국 김치와 홍삼도 눈길을 끈다. 김치는 대상 종가집과 CJ제일제당의 비비고, 풀무원의 나소야 등 한국기업 브랜드들이 미국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으며 수출이 크게 늘었다. 대상 종가집은 아마존 온라인 채널에서 김치 판매 순위 3위에 오를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졌다. 

홍삼 역시 KGC인삼공사의 ‘정관장’을 중심으로 기능성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현지 판매가 급증했다. 

이처럼 대형식품기업들의 수출 마케팅으로 미국에서의 라면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52.1% 늘어난 3744만달러(447억원), 김치는 61.7% 성장한 1130만달러(135억원), 인삼은 7% 증가한 1060만달러(126억원)로 집계됐다. 

이 외 만두 66.2%, 고추장 등 소스류 26.6%, 김 28.1% 등 신선과 가공, 수산분야 주력품목 다수가 미국인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높은 수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