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3세법' 본회의 통과… 통합당 '윤희숙 효과' 이번엔 안 통했다?
'부동산 3세법' 본회의 통과… 통합당 '윤희숙 효과' 이번엔 안 통했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04 15: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여권, 통합당 '반대토론'에 맞불… "실수요 위한 대책 반대하겠느냐"
용혜인 "4평짜리 최저기준 삶 사는 국민의 대표자가 돼 달라" 읍소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추경호 의원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토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이 추진하는 '부동산 3세법'이 결국 7월 임시국회 문턱을 넘었다.

앞으로 다주택자의 부동산세율은 최고 6%까지 올라가고, 법인세율은 최고 20%까지 늘어난다. 2년 미만 단기 보유 주택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도 상향 조정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때는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한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법인세법 개정안 △소득세법 개정안 등 부동산 관련 세법안을 모두 처리했다.

먼저 소득세법 개정안은 재석 190명 중 찬성 188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법인세법 개정안은 투표에 참여한 187명 중 찬성 185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본회의에서 통과했다. 종부세법 개정안의 경우 188명 중 찬성 186명, 반대 1명, 기권 1명이었다.

미래통합당은 여당의 독주를 지적하며 표결에 불참(보이콧)했다. 다만 표결에 앞서 반대토론을 실시했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의 추경호 통합당 의원은 "청와대와 민주당은 정치 공학적 얄팍한 편 가르기로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부동산 정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 이번 회기에 기획재정위원회에 회부된 관련 세법안 중 청와대 지시에 의한 민주당 단 한 명(고용진 의원)의 정부 청구 법안만 상임위에서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돼 본회의에 상정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통합당과 정의당 의원 법안은 아예 상임위 상정조차 원천 배제됐다"며 "민주당은 거대 여당 힘으로 오직 청와대 하명에 따라 군사작전하듯 속전속결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추 의원은 또 "현재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내용면에서도 모두 틀렸다"며 여권을 향해 "최근 경제 상황을 전시로 규정해 전례없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빚까지 내 확장 재정을 쓰면서도 이번엔 거꾸로 부동산 증세를 통해 국민 혈세를 더 거두겠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범여권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통합당을 향해 "아파트 공급만 늘리면 부동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단순 억지와 무지몽매한 도그마(억지)에서 벗어나라"며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대책과 함께 투기를 억제할 강력한 대책, 그리고 풍부한 유동 자금을 활용할 금융 대책까지 동시적으로 필요하지만 기어이 반대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오늘 올라온 세법은 납세자를 마구잡이로 쥐어짜는 나쁜 세금이 아니라 실소유자에게 돌아가는 정당한 조치"라며 "종부세 납부하는 사람이 전체 국민의 0.99%다. 실수요자와 1주택자 보호 등 대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한 게 아쉽다"며 법안 중요성을 부각했다.

특히 군소 정당의 목소리는 거대 양당을 사로잡았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통합당을 향해 "초과 이익을 환수하고, 세금 제대로 납부하게 해 적어도 수요 억제를 만들 수 있는 제도가 나오기 전까진 기름 붓지 말라"며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화장실과 부엌·침실이 분리되지 않은 방, 팔을 뻗으면 양팔이 벽에 닿는 고시원,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밤에 잠만 자고 낮엔 밖에서 생활해야 하는 옥탑방, 습하고 환기가 되지 않아 독한 락스로 1년에 한두 번씩 벽지에 붙은 곰팡이를 닦아야 하는 반지하방, 강남 3구 국민만 걱정하는 게 아니라 정말 부동산으로 고통 받는 모든 국민의 삶이 걱정된다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집 한 채는커녕 4평짜리 최저 기준의 삶을 사는 국민의 대표자가 돼 달라"고 호소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