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유가 약세·금값 강세 당분간 지속"
증권가 "유가 약세·금값 강세 당분간 지속"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8.03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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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홍수·소매 부진으로 석유제품 수요↓
달러화 약세 속 안전자산 선호 현상 확대
(사진=거래소)
(사진=거래소)

국내 증권가 전문가들이 국제 유가 약세와 금값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홍수 피해와 소매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가 둔화한 가운데, 원유 생산 증대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금은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달러화까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모습이다.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9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40.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 대비 0.9% 상승했지만, 전주 대비로는 2.47% 하락한 수치다. 

국내 증권가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제 유가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9월까지 국제유가의 단기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달 미국이 원유 시추기를 확대하면서 원유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이는 한편, 중국 대홍수 영향으로 석유제품 재고가 늘면서 원유 수입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소매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점도 유가 약세 가능성을 키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지난 6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특히, 국제유가의 경우 중국이 과거 저유가에 따른 원유 수입 확대에 나서면서 중국발 원유 수요 회복 속에서 빠른 반등을 보인 만큼, 향후 중국 경기 지표가 발표된 이후 원유 수요 기대가 이어질 수 있을지의 여부가 국제 유가 동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금 가격은 연일 강세를 보인다. 지난달 3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전날 보다 1%, 전주보다 3.15% 오른 198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한 달 동안 금은 10.3% 급등했고, 월간 상승률은 지난 2016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유동성 공급과 제로금리,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금 가격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금 가격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 달러화 약세 및 실질금리 마이너스 폭 확대 등 영향으로 금 가격에 우호적인 환경들이 조성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제어의 한계로 세계 경제 예상 경로가 불확실하고, 하반기 미 대선을 앞둔 미·중 관계 악화 등 변동성을 높이는 이벤트들이 남아 있는 만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금 가격 급등에 따른 차익 매물 출회 가능성이 커 단기적으로 금 가격은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영향으로 실질금리가 급반등할 우려는 낮기 때문에, 금 가격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