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분기 GDP -32.9%…"지난 11년 성장 사실상 종지부"
미국 2분기 GDP -32.9%…"지난 11년 성장 사실상 종지부"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7.3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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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분기 역성장 -5% 이은 '급락'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성적표
2016년 3분기~2020년 2분기 미국 실질 GDP 분기별 추이 그래프. (자료=미 상무부 경제분석국·U.S Bureau of Economoic Analysis)
2016년 3분기~2020년 2분기 미국 실질 GDP 분기별 추이 그래프. (자료=미 상무부 경제분석국·U.S Bureau of Economoic Analysis)

미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 1분기 5% 하락에 이어 32.9% 후퇴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멈추지 않던 11년간의 경제 성장이 코로나19 창궐로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가 -32.9%(연율·선행 추정)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분기 -5%에 연이은 역성장이다. 

미 상무부는 이번 2분기 실질 GDP 감소에 개인소비지출(PCE)과 수출, 민간재고투자, 비·주거주거고정투자가 모두 감소한 통계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출 감소도 있었지만, 연방정부의 지출 증가로 정부 부분은 일부 상쇄됐다. GDP에서 빠지는 수입도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처럼 폭락한 성장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급락'이기도 하다. 

이전까지 경기 후퇴로 인한 미국 내 최악의 분기는 아이젠하워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58년 1분기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 2008년 4분기였다. 각각 -10.0%와 -8.4%를 기록했다. 

CNBC는 "지난 2세기 동안 30여번이 넘는 경제 침체 중 그 어떤 상황도 이번과 같은 단기 급락을 야기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미국 경제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며 "지난 1분기 이후 경제학자들은 연말에는 성장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미국 전역의 감염 증가로 인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경제는 공식적인 침체에 접어들었고, 미국에서 가장 길었던 11년 동안의 성장은 끝났다"고 했다. 

CNBC는 이번 추정치에 미국 경제 활동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계 소비가 25% 가량 감소한 영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3월부터 4월까지 여러 주에서 자택 대기명령과 봉쇄령 등 조치가 있었다. 이어 경제 재개 활동을 시작한 5~6월을 거쳐 코로나 바이러스가 재유행하고 있다.

데이터사 솔럼플리(Solumply)에 따르면, 6월21일과 7월19일 사이 잠정 폐쇄된 텍사스주 내 주점의 비율은 25%에서 73%로 확대됐다. 캘리포니아 미용실 중 문을 닫은 곳은 지난 19일 기준 75%로, 1주전 40% 대비 증가했다.

AP통신은 "이미 직전 분기부터 사람들이 외출을 꺼려 소비자 지출이 전년 대비 34.6% 하락했고, 많은 자영업자들이 영업 정지 명령으로 가게 문을 닫았다"며 "(최근까지)미 남부와 서부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신속한 회복에 대한 희망도 줄게 됐다"고 말했다. 

또, 30개 주에 가까운 지역에서 여전히 증가하면서 엄청난 실직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자 수가 143만4000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15주째 하락하다가 최근 2주간 연속 상승한 것이다. 

AP통신은 19주 연속 100만명 이상이 실업수당을 신규로 신청 중인데, 코로나19 이전이나 심지어 대공황 시기(1929~1939년)에도 주당 70만명을 넘어선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경제연구기관인 캐피탈이코노믹스(미국 지점)의 앤드류 헌터 수석 경제학자는 "GDP 급락은 경제가 세계적인 전염병에 전례 없는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손상을 완전히 복구하려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속보치를 두고 CNBC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유행이 미국 경제를 계속 황폐화시키고 있기 때문에, 대략적인 기대와 일치한다"고 했다. 또, 발표 이전 다우 존스의 전망치인 -34.7%보다는 나은 수준이라고 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이날 발표를 통해 2분기 속보치가 추가적으로 수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차 추정치는 내달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