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위, '최숙현법' 의결… 체육계 비위 근절 시동
문체위, '최숙현법' 의결… 체육계 비위 근절 시동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7.3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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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처벌 강화하고 '국가표준계약서' 보급
경찰, 김규봉 감독 등 폭행 혐의로 검찰 송치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전체회의에서 체육인 인권 강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최숙현법'을 의결했다.

이날 위원회 대안으로 처리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체육계 폭력과 비리 근절을 위해 선수 인권침해를 해결하고, 가해자 처벌 등과 관련 제도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관리·감독 의무도 강화하도록 했다.

개정안은 또 정부가 실업팀 선수의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고, 지방자치단체장이 점검하도록 하되 문체부 장관에게 최종 시정요구권을 부여했다.

선수 폭행 등 스포츠 비리에 연루된 단체·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조사에 비협조하는 것만으로도 책임자 징계가 가능하다. 혐의가 확정된 지도자의 자격정지 기간은 현행 1년에서 5년의 범위로 확대했다.

체육인에 대한 폭력·성폭력 등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주요 지점에는 '폐쇄 회로 텔레비전(CCTV)' 등 영상정보 처리 기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과 팀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26일 어머니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공개한 고 최 선수의 생전 일기장에는 운동 기록과 함께 폭언·폭행에 대한 압박감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여론은 더욱 공분했다.

한편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행 등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한 김규봉 감독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감독은 2013년부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을 맡아 최 선수를 포함해 소속 선수 11명을 상대로 훈련 태도 등을 트집 잡아 상습으로 폭력을 행사한 혐의다.

또 경주시가 지원하는 해외 전지훈련 항공료를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선수들을 속여 16명에게서 68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최 선수 고소 사건과 관련해 소속 선수 5명을 상대로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허위 진술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