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조선 부산' 9월 이용 안갯속…예약중단에 오픈 불투명
'그랜드 조선 부산' 9월 이용 안갯속…예약중단에 오픈 불투명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7.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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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전 폭우로 지하 침수…수습·처리방안 내놓지 못한 채 제동
수습 미숙 시 브랜드 이미지 훼손에 '만성적자' 개선 악영향 예상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의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한 대표는 지난해 10월 적자에 허덕이는 신세계조선호텔의 구원투수로 나선 후 독자 브랜드인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로 반등을 이끌려고 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은 개관 한 달을 앞두고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따른 침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신세계조선은 그랜드 조선 부산의 침수 피해 이후 8일이 지난 현재까지 피해와 관련한 수습·처리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채양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은 시험무대에 올랐다.

업계는 한 대표가 개관까지 남은 한 달간 지금의 악재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할 경우, 호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물론 장기적으로 재무구조 개선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조선호텔(이하 신세계조선)의 독자적인 특급호텔 브랜드 1호점이라 할 수 있는 그랜드 조선 부산은 오는 8월25일 그랜드 오프닝을 앞두고, 지난 7월23일 부산지역 집중 호우로 호텔 지하 건물이 큰 침수됐다.
 
피해를 입은 지점은 지하 주차장이다. 이곳은 주차공간뿐만 아니라 호텔 운영을 위한 각종 설비들이 놓여 있다. 이와 관련해 그랜드 조선 부산은 온라인 시스템까지 이상이 생기면서 30일 현재까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은 불가한 상황이다. 네이버 예약과 여행 예약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신세계조선은 침수 피해를 당하기 전날인 7월22일부터 그랜드 조선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 판매에 나선 바 있다. 오픈일인 8월25일에 맞춰 개관 축하와 얼리버드 이용객을 위해 정상가보다 20% 이상 할인된 가격의 객실 패키지 3종을 내놓았다.

여름휴가 성수기를 겨냥해 최대한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족을 끌어 들여 공식 오프닝 전부터 그랜드 조선 부산에 대한 관심과 화제를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앞서 열흘 전인 13일부터는 호텔스컴바인 등 일부 여행 예약사이트에서 50% 이상의 특가로 사전예약을 받기도 했다.

침수 피해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확인되면 개관일은 당초 예정일보다 미뤄질 가능성은 커진다. 이럴 경우, 사전에 공식 홈페이지 또는 여행사이트를 통해 예약한 소비자들을 어떻게 보상·대처할지에 대한 방안이 긴급히 마련돼야 한다. 

현재 신세계조선은 객실 예약 문의를 유선과 이메일로 받고 있고, 사전예약을 문의하는 소비자들에게 객실 이용은 9월1일부터 24일까지 가능하다고 답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 조선 공식 홈페이지 모습. 그랜드 조선 부산의 온라인 예약은 중단된 상태다. (그랜드 조선 홈페이지 캡쳐)
그랜드 조선 공식 홈페이지 모습. 그랜드 조선 부산의 온라인 예약은 중단된 상태다. (그랜드 조선 홈페이지 캡쳐)
신세계그룹의 독자 브랜드 호텔 '그랜드 조선 부산' 조감도. (제공=신세계조선호텔)
신세계그룹의 독자 브랜드 호텔 '그랜드 조선 부산' 조감도. (제공=신세계조선호텔)

상황은 이렇지만, 신세계조선은 그랜드 조선 부산이 침수 피해를 당한지 8일째에도 불구하고 아직 피해와 관련한 수습·처리안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조선 관계자는 “현재 피해상황을 확인 중이며, 개관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세계조선 내부에서도 개관일 확정을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예약된 객실 이용은 9월도 장담할 수 없다.

신세계조선은 또 “개관일이 정해지면 이용객 대상으로 보상 등을 검토할 수 있지만, 개관일 미정이라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호텔업계의 한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피해나 사고 시 이용객 우선 원칙으로 피해상황과 처리·보상 내용을 신속히 공지하는 게 업계 관례”라면서도 “개관 전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수 있지만, 특급호텔 위상을 고려하면 다소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호텔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그랜드 조선 부산은 신세계가 독자적으로 호텔업을 꾸릴 수 있는지에 대한 시험대 성격이 강하다”면서 “한 대표가 이번 악재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관심은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조선은 내달 그랜드 조선 부산에 이어 올 하반기 중으로 포포인츠바이쉐라톤 명동과 그랜드 조선 제주, 내년 상반기 서울 역삼에 럭셔리급 호텔 등 4개 신규 호텔을 잇달아 오픈할 계획이다. 특히 그랜드 조선은 신세계조선이 독자적으로 선보이는 5성급 특급호텔 브랜드로서,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기획했다. 

한 대표는 이를 위해 직속으로 신규호텔본부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서는 등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