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가격 줄다리기 '팽팽'…철강업계 '빅2' 동결에 무게
철강가격 줄다리기 '팽팽'…철강업계 '빅2' 동결에 무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7.2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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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 24일 기준 110.29달러…톤당 100달러대 유지
가격 상승효과 기대…"조선 후판가격 협상은 치열해질 것"
(사진=현대제철)
(사진=현대제철)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 ‘빅(big)2’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자동차 강판과 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밀리미터(㎜)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가격 협상에서 인상안을 마냥 밀어붙일 수 없는 상황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와 자동차·조선업계 간 올해 하반기 강판·후판 가격 협상은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가격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자동차·조선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실적 개선이 어려워 가격 인상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철강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10.29달러(13만2000원)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월5일 기준 100달러(11만9500원)를 넘어선 이후 7월3일 99.71달러(11만9000원)로 내려갔지만, 다시 1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6월 당시 철광석 가격이 t당 100달러대를 넘어선 건 지난해 8월2일 이후 10개월 만이었다.

앞으로 철광석 가격은 중국의 철광석 사용량 증가와 주요 철광석 생산국가인 브라질의 공급량 축소에 따라 계속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철강업계는 그동안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서 가격 인상을 하지 못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상·하반기 모두 자동차 강판 가격을 동결했거나 동결하는 기조로 협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올해 하반기 자동차 관련 제품 수요 증가로 제품 가격이 상반기와 같아도 가격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해 가격동결 기조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용 후판은 자동차 강판보다 협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포스코는 지난 21일 컨퍼런스 콜에서 “조선업계가 신조 수주가 매우 부진하다면서 가격 인하를 요청하고 있지만, 원료 가격 상승으로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 28일 컨퍼런스 콜에서 “상반기에는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서 t당 3만원 수준의 인하가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철광석 등 원료 가격과 비조선 부문 물량을 보면서 별도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575만CGT(269척)로, 전년 동기 대비 42% 수준에 그쳤다. 수주 절벽을 겪은 지난 2016년 상반기 766만CGT(423척)과 비교해도 약 25% 감소했다.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를 기대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다만, 철강업계는 조선업계가 당장 수주 회복에 접어들어도 철강업계 수익으로 곧장 이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후판 가격은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업체가 수주를 하면 실제 철강 수요가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올해 조선업계와 후판 가격 협의는 더욱 치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