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장 국회운영 지켜보겠다”
“김의장 국회운영 지켜보겠다”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5.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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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래 민주원내대표, 첫 대면서 신경전
민주당, 우윤근 수석 등 원내대표단 확정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신임 인사차 김형오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립적 국회운영'을 당부하며 김 의장과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김 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지난해 연말부터 의장의 스탠스를 예의주시했는데 중심을 잘 잡아줘서 감사하다"면서도 "한나라당은 아직도 의장을 같은 당 식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은 "국회의장이 되기 전까지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정권창출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자부하지만, 의장이 되는 순간 국회법에 따라 당적을 버렸다"며 "국회를 국회답게 만드는 것이 내 입장이고 소신"이라고 응수했다.

이 원내대표는 다시 "야당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 하는 것은 정부 여당의 태도와 의장의 균형적인 국회운영에 달렸다"며 "내가 국민들에게 강한 사람으로 비치지 않도록 해 달라"며 직권상정 자제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사람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며 "어떤 경우에도 여야간 말로 무겁게 한 약속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지켜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또 중·동부 유럽 3개국 순방 당시 교민들과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연말 연시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속으로 부끄럽고 가슴이 아팠다"며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 방해받는 일은 없도록 우리 모두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연시 민주당의 국회의사당 점거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남은 임기 1년 동안 의장이 지혜와 정치력을 잘 발휘해 '국회가 잘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고, 김 의장은 "우리는 운명공동체다.

1년 후 국회에 대한 평가는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의 역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이어 우탁의 시조 '춘산에 눈녹인 바람'의 시구를 인용하며 "해묵은 것은 모두 털고 새롭게 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민주당은 우윤근 수석부대표, 우제창 원내대변인을 필두로 한 10명의 신임 원내대표단 명단을 확정했다.

당무부대표에 백재현, 법률부대표에 박은수, 기획부대표에 장세환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 밖에 원내부대표단에 포함된 김영록, 최문순, 김재윤, 전혜숙, 홍영표 의원은 역할분담을 좀 더 논의한 뒤 당직을 확정키로 했다.

신임 원내대표단은 재선의 우윤근, 우제창, 김재윤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초선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점이 눈에 띈다.

원내대표단은 21일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와 상견례를 겸한 워크숍을 갖고, 당내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