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헤파필터 특별점검…"기내 공기 안전"
대한항공, 여객기 헤파필터 특별점검…"기내 공기 안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7.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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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순환 시스템에 장착된 필터 상태·오염 여부 점검
지상서 보조동력장치 가동…기내 공기 흐름 방향도 도움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내 헤파필터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내 헤파필터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안전한 기내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항공기 기내 공기 순환 시스템과 헤파(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필터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했다고 27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공기 순환 시스템에 장착된 헤파필터의 장착 상태와 오염 여부를 점검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교체 작업을 했다. 또, 공기 순환 팬(Fan)의 정상 작동 여부를 점검하는 등 공기 순환 시스템의 전반적인 성능도 확인·점검했다.

헤파필터는 먼지나 바이러스, 박테리아 같은 각종 입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고성능 필터다.

헤파필터는 0.3마이크로미터(㎛)보다 큰 입자는 헤파필터의 내부 섬유부를 통과하지 못하고, 0.3㎛보다 더 작은 입자의 경우 공기의 흐름 또는 속도에 따라 필터 내부 섬유부에 달라붙어 100%에 가깝게 통과를 막는 원리다. 그나마 차단 효과가 떨어지는 입자의 크기가 0.3㎛인데, 이마저도 99.97% 이상 걸러낼 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헤파필터는 멸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병원의 수술실이나 무균실, 의학실험실 등에 활용된다.

항공기에 장착된 헤파필터는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장 높은 등급의 필터다. 이에 따라 기내에서도 마치 병원의 무균실과 마찬가지로 미세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의 99.9% 이상 여과할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매개체로 알려진 침방울(비말)의 경우 크기는 5㎛ 수준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에어로졸의 크기는 1㎛ 정도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의 크기도 0.07∼0.12㎛ 수준이다. 침방울과 에어로졸, 코로나19 바이러스 모두 기내에 장착된 헤파필터를 통과하기 어려운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대상으로 에어컨을 작동할 때 반드시 헤파필터를 장착하라는 운영지침을 내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은 헤파필터가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적정 교환 주기를 설정해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기준으로 약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헤파필터 교체에 들인 바 있다.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내 헤파필터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보잉 ‘747-8i’ 항공기 내 헤파필터를 교체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승객들이 항공기 탑승 순간부터 도착해 내릴 때까지 깨끗하고, 안전한 공기 순환 시스템을 가동한다.

항공기는 지상에서부터 보조동력장치(APU; Auxiliary Power Unit)를 통해 공기 순환 시스템을 가동한다.

항공기의 공기 순환 시스템은 비행 중 외부 공기와 내부에서 여과된 공기를 객실 내 약 50대50의 혼합비율로 공급한다.

항공기 바깥의 외부 공기는 차갑고, 습도가 낮다. 특히, 순항고도일 경우 외부 공기는 영하 50도, 습도는 1% 이하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살 수 없는 환경이다.

이러한 외부 공기를 엔진을 통해 빨아들여 고온·고압으로 압축하고, 오존 변환장치를 통해 공기 속 오존 성분을 제거한다. 이후 열 교환장치를 통해 알맞은 온도로 조절해 객실 내 투입한다.

내부 공기의 경우 항공기 내 장착된 헤파필터를 통해 재순환된다. 객실 내 공기는 헤파필터를 거쳐 외부 공기와 합쳐져 투입돼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어렵다.

객실 내 공기가 흐르는 방향도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객실 내 공기는 천장의 유입구로 들어와 바닥의 배출구로 빠진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에어커튼 방식인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가 포함된 침방울 입자가 있어도 앞이나 뒤, 옆이 아닌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만큼 바이러스 확산 확률은 낮아진다.

객실 내 공기 순환도 2∼3분이면 모두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병원의 경우 약 10분, 일반 사무실의 경우 약 20분 간격으로 전체 공기 순환이 이뤄진다는 점에 비춰볼 때 여객기 내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은 현저히 낮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모든 항공기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에 따른 정기·비정기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존 보딩(Zone Boarding)을 통한 승객 간 접촉 최소화, 모든 노선 마스크 착용 시행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안전한 항공 여행을 위한 대한항공의 다양한 노력은 대한항공 홈페이지와 뉴스룸 상단의 코로나19 업데이트 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