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태양광으로 전 세계 어느 기후서도 시험 진행 가능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지난 2013년 제안한 국산 장비 활용 내후성 시험 표준안이 8년 만에 국제표준으로 제정됐다. 내후성은 자동차나 건축물 외장재 등 실외에서 사용하는 제품의 햇빛, 온도 등 각종 기후에 견디는 성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옥외(실외) 내후성 촉진 시험방법’에 대한 표준안이 국제표준(ISO/TS 21488)으로 제정·발간됐다고 27일 밝혔다. 표준명은 ‘옥외 자연 기후와 인공광에 노출시킨 플라스틱 소재의 내후성 시험방법’이다.
이번에 제정된 시험방법은 자연 태양광(낮)과 인공 태양공(밤)을 이용해 내후성 시험을 24시간 연속으로 실시해 시험 기간을 기존 대비 3분의 1로 단축하는 기술이다. 가령, 약 8개월 동안 시험을 하면 2년간의 사용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이전에도 시험 기간을 단축하는 촉진 시험법이 있었지만, 청명한 날씨가 10개월 이상 유지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사막기후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제정된 시험방법은 야간에도 인공 태양광으로 사용 환경을 재현해 시험을 진행해 시험 시간을 단축하고, 전 세계 어느 기후 지역에서도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표준은 국표원의 국가표준기술력향상사업을 통해 KCL, 캠틱종합기술원, 한남대학교 등 산학연이 협업해 개발했다.
지난 2013년 KCL은 우리 표준안을 국제표준안으로 처음 제안했지만, 미국, 독일, 일본 등 내후성 시험장비 생산국의 견제와 까다로운 검증 절차로 인해 제안 후 8년 만에 국제표준으로 확정됐다.
특히, 국표원은 이 표준에 따라 시험하는 외국에서 우리 시험장비를 구매하는 등 국산 시험장비의 해외시장 진출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우 국표원장은 “국산 시험장비를 적용한 국제표준이 제정돼 의미가 크다”며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2.0 전략’과 연계해 국내에서 개발한 시험·검사 장비를 활용한 시험방법 등의 국제표준화를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