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를 한 달여 앞두고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또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4일 세종을 찾아 행정수도 이전을 언급하며 서울을 놓고 "이런 천박한 도시를 만들면 안 된다"고 한 것이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부산을 '초라하다'고 해 구설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래통합당은 "대한민국 이 좁은 땅덩어리마저도 갈라치는 집권당 대표의 부끄러운 발언"이라고 비난했고, 국민의당은 "잊혀질만하면 망령처럼 되살아나는 이 대표의 망언"이라고 수위를 높여 비판했다.
더 황당한 것은 논란이 이어지자 민주당에서 내놓은 해명이다. 민주당은 "서울의 집값 문제, (서울이) 재산 가치로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각 언론에서 '정정보도 요청'을 했다. 그러면서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서울을 폄훼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언론을 겨냥했다.
서울을 천박한 도시로 표현한 것에 대한 사과 없이 언론 탓으로 돌린 셈이다.
말은 이 대표가 직접 했고, 논란이 될 사안이었던 것도 맞는데 뭘 정정을 하라는 것인지 당최 알 길이 없다.
하지 않은 말은 했다고 한 적도 없고, 한 말은 안했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문제의 시작은 이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이 아니었던가.
이 대표의 부적절한 발언은 비단 이것 뿐만이 아니다.
2주 전 쯤에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빈소 앞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에게 'XX자식'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무리 오랜 관계에 있던 이의 죽음 앞에 감정이 격앙돼있는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할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않았다.
또 올해 총선 정국 때인 지난 1월 '영입인재 1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의 영입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며 장애인 비하 발언을 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부적절한 발언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결코 실수로 치부해선 안 된다.
당장 초록 검색창에 '이해찬 발언 논란'만 검색해도, 과거부터 이어져 온 이 대표의 관련 내용이 쏟아진다.'아, 맞다 이런 논란도 있었지' 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 정도면 심각한 사안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