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정부 거수기?… 난데없이 野 공격한 이소영 '결국 사과'
[이슈분석] 정부 거수기?… 난데없이 野 공격한 이소영 '결국 사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7.2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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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초선 이소영, 대정부질문서 갑자기 통합당 힐난
김상희 부의장 중재에도 아랑곳 않고 비난 이어가
"정부 검증 않고 野 비판… 정말 거수기인줄" 질타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상임위 위원정수에 관한 규칙 개정 특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난데없이 야당을 힐난했던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께 아름답지 않은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결국 사과했다.

이 의원은 23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경제 분야 대정부질의에서 제 발언으로 인해 국회에서 언성이 높아졌다"며 이렇게 전했다.

이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모두발언에서 정부를 향한 질문이 아닌 미래통합당과 주호영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 의원은 "통합당 의원들이 대정부질문 와중에 '문재인 정부가 독재를 행하고 있다, 행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하고 있고, 입법부를 장악해 독재를 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동의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며 "그러한 주장 전에 통합당이 지난 두 달간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되돌아보시라"고 부각했다.

그러면서 지난 원 구성 협상 과정과 관련해 "주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고 열흘간 시간을 끌고 돌아와서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자리만 고집하며 주요 상임위원장을 모두 거부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이 갑자기 비난을 쏟자 통합당 의석에선 "그만하세요, 대정부질의를 하세요, 내려와라, 뭐 하는 것이냐" 등 질책이 쏟아졌고, 이 와중에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합당 측을 향해 "그러니까 왜 그런 말을 했냐"고 거들기도 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잘한다"며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통합당 지적은 한동안 이어졌고, 김상희 국회부의장까지 나서 이 의원에게 "대정부 질의에 맞는 적합한 질의를 해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부의장 주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난을 이어갔고, 몇 차례 지적하던 김 부의장은 산회 인사에서 재차 '주의'를 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행태를 두고 정치권에선 '대정부질문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정부질문은 국정에 대한 질의가 이뤄져야 하므로 대상이 정부를 향해야 한다. 이날 의제는 경제 분야였기 때문에 관련 사안에 대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실태를 점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약 5분의 시간을 야당 비판에 썼다. 의원 1명당 20분 동안 질의할 수 있는데, 총 17분을 쓴 이 의원은 약 30%를 주제와 관련 없는 말을 내뱉은 것이다.

이 의원은 이 사태에 대해 "통합당은 국회에 복귀한 이후 줄곧 '대한민국은 일당독재의 전체주의 국가가 되었다'는 주장을 반복해왔다"며 "이 무리하고 무례한 억측에 대해 묵과하고 지나갈 수 없어, 제 대정부질문 질의시간 일부를 할애해 통합당의 부당한 주장을 바로잡고자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이 선출한 합법적 민주정부에 대해 '독재'를 운운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그것을 바로 잡는 것 역시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통합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절대군주 시대의 독재로 가고 있다"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바로잡으려고 했다는 게 이 의원 설명이다.

그러던 이 의원은 또 다시 통합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의원은 "주 원내대표는 사법부에 대한 공격까지 자행했다"며 "이틀 전 대법관과 헌법재판관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특정 성향을 가진 단체 출신, 중립성을 의심받고 있는 판관,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이라는 말씀하실 때 제 귀를 의심했다"고 부각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도를 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이해도 납득도 하실 수 없는 '독재' 주장을 이제 중단하고, 정책과 대안으로 여당과 경쟁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태도를 두고 통합당 한 당직자는 "정말 문재인 정권 거수기 같다"고 평가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