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천신일 구속영장 청구 방침
檢, 천신일 구속영장 청구 방침
  • 김두평 기자
  • 승인 2009.05.1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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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구명로비 대가로 수억원 채무면제”
박연차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천신일<사진>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검찰에 소환돼 밤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르면 20일 천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박연차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19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알선수재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도움을 받아 증여세 등 세금을 포탈하고, 지난해 7∼11월 박 전 회장의 돈을 받고 세무조사 무마로비에 나선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회장은 2003년 세중나모인터렉티브를 합병하는 시점부터 지인들의 이름을 빌어 주식을 사들인 뒤 천 회장의 자녀에게 헐값에 되파는 방식으로 탈세를 도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또 천 회장이 지난해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때 박 전 회장에게서 돈과 청탁을 받고 같은 대학원에 다녔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지난 18일 오후 미국에 체류중인 한 전 청장에게 이메일을 이용해 서면 질의서를 보냈으며, 19일 오전 6시께 총 20쪽 분량의 진술서를 받아 검토 중이다.

한 전 청장이 보낸 이메일 진술서에는 "천 회장에게서 '박연차 회장을 잘 봐 달라'는 부탁 전화를 받았으나 청탁을 들어주지는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의 사돈 김정복 전 국가보훈처장 및 천 회장과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진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18일 불러 조사했다.

또한 김 전 보훈처장도 두차례 소환해 천 회장, 이 전 수석 등과 대책회의를 가졌는지 등을 캐물었으며, 국세청 관계자 4명을 불러 청탁이나 지시를 받은 적 있는지 조사했다.

검찰은 일단 천 회장의 경우 한 전 청장을 상대로, 중부지방국세청장을 지낸 김 전 보훈처장은 세무조사팀을 상대로 선처를 부탁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전 수석의 경우 한 전 청장 등 국세청 관계자들과의 통화내역이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그를 재소환, 세무조사 무마로비와 관련 어떤 역할을 했는지 캐물을 방침이다.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은 "박 전 회장의 진술, 한 전 청장 등과의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소환했다"며 "한 전 청장의 이메일 조사를 통해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무조사 무마로비와 관련해서 (서울지방)국세청 직원들이 회의 때 어떤 말을 했는지 까지 다 재현해 놓은 상태로, 완벽하게 조사가 돼 있다"며 혐의 입증을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