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주당 플랜' 정체성 논란가열
‘뉴민주당 플랜' 정체성 논란가열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5.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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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래 원내대표 당선과 함께 당내 비주류 정면 반기
시험대 오른 정세균 리더십 … 주도권 경쟁 비화 조짐

'뉴민주당 플랜' 초안을 놓고 '한나라당 2중대'라는 극한 표현까지 오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당의 진로와 정체성 논란이 가시화 되면서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도 시험대 위에 올랐다.

뉴민주당 플랜은 정 대표가 지난해 7.6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직을 맡으면서 현 주류체제의 상징플랜으로 각인됨에 따라 이후 연착륙 여부에 따라 정치적 입지도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뉴민주당 플랜으로 촉발된 정체성 논란은 이강래 원내대표의 당선과 함께 입지가 확장된 당내 비주류가 정면 반기를 들면서 계파간 세대결 양상으로 확전되고 있다.

비주류연합체 성격의 '민주연대'는 19일 오전 모임을 갖고 뉴민주당 플랜에 대한 토론을 6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민주연대 우원식 대변인은 "뉴민주당 선언은 한국사회의 최대문제를 양극화의 심화를 들고 있으면서 그 경제적 해법에서는 헌법 119조의 경제민주화 조항이나 당의 강령보다 훨씬 후퇴한 경제정책을 내 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우 대변인은 "양극화 심화는 신자유주의의 확대, 시장과 기업의 무분별한 자유의 결과임이 이미 드러났고 미국도 그 정책노선을 수정하고 있는 이 때 우리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가 쓸 만한 어법으로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내 강성 비주류 그룹인 '국민모임'도 "한나라당 2중대로 보일 소지가 충분히 있다"며 정체성 논쟁에 뛰어들었고, 추미애 의원은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실패를 가리는 새로운 포장이 아니라 통렬한 자기반성과 쇄신"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구 민주계는 그러나 중도개혁 노선을 지향하며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비주류 그룹 내에서도 의견 충돌을 예고했다.

'시니어모임'의 김영진 의원도 전날 성명을 통해 "뉴민주당 플랜은 반성이 결여되고 있음은 물론 미래지향적이지도 못하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뉴민주당 플랜이 단순히 정체성 논쟁을 넘어 당내 주도권 경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민주당 플랜이 정 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해왔던 점에서 당권을 다지기 위한 정 대표 개인적인 플랜이 아니냐는 당내 비판도 존재한다.

뉴민주당 플랜의 산파역할을 해온 김효석 민주정책연구원장이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특정세력의 작품이라는 인상을 주면 출발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뉴민주당 플랜이라는 큰 그릇에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아 내놓더라도 이것은 누구 것이라고 규정하는 순간 반대세력으로부터 폄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정 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개인적 욕심에서 추진해왔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분히 정파적인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당의 미래와 집권세력으로 거듭나기 위한 고민이 담겨있기 때문에 토론과정에서 충분히 설득이 가능할 것"이라고 비주류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당내에서는 뉴민주당 플랜이 전국 토론회를 거치면서 거센 반발에 직면, 일부 내용이 대폭 수정될 경우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현재의 토론이 당의 좌표설정을 위한 건강한 논쟁이 되기보다는 각 계파간의 힘의 역학관계를 보여주는 축소판이 될 수 있다"며 "잘 못 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논쟁이 격화될수록 민주당의 고질적인 계파간 분열 갈등이 증폭되는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주류든 비주류든 논쟁의 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생산적인 논쟁을 해나가자는 전제가 있어야 함에도 전혀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주류인 정 대표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나 정 대표 체제 자체가 논쟁의 과정을 잘 통제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데 현재의 리더십이 약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