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CJ제일제당…강신호 리더십 빛났다
‘파죽지세’ CJ제일제당…강신호 리더십 빛났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7.2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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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코로나19 악재 불구 국내외 시장지배력 강화
내수 간편식 최강자 군림, 글로벌 최대 한식브랜드 입지
연내 차세대 간편식 '더비비고' 출시 미래식품시장 주도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제공=CJ제일제당)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제공=CJ제일제당)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의 악재에서도 핵심 브랜드 ‘비비고’를 중심으로 먹거리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CJ그룹이 비상경영체제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강 대표는 이 같은 변화에 맞는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비고는 국내외 식품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파워로 입지를 빠르게 구축하며, 질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비비고는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올 1~5월까지 누적총액 기준 45%의 점유율을 차지해 2위인 풀무원(16%)보다 세 배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국탕찌개 시장은 47%로 경쟁사인 오뚜기와 대상, 아워홈, 동원F&B를 합친 것(18.7%)의 2.5배 수준에 이른다. 

같은 기간 포장김치는 온·오프라인 채널에 걸친 공격적인 판촉과 제품 다변화로 1위 대상 종가집(42.2%)과 4% 이내 격차로 좁혔다.

서울 모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비비고 왕교자.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 모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비비고 왕교자. (사진=박성은 기자)
비비고 국물요리 6종. (제공=CJ제일제당)
비비고 국물요리 6종. (제공=CJ제일제당)

상품죽은 ‘파우치죽’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와 프리미엄 전략으로 후발주자임에도 론칭 1년 5개월 만에 누적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 5월까지 상품죽 시장 점유율은 37.7%로, 20년 가까이 1위를 지킨 동원 양반죽(40.7%)과는 3% 차이다. 

이 외에도 생선구이·조림 등 수산간편식과 한식반찬, 주먹밥까지 브랜드 영역 확장에 거침없이 나서며 관련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수산간편식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올 상반기에만 월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누적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며 “수산간편식을 비롯한 비비고 신제품의 차별화한 맛과 품질, 조리 편의성 등이 소비자에게 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비고의 위상은 높다. 최근 비비고 만두의 대표작 ‘왕교자’는 지난 4~5월 중국의 대형 온라인몰 ‘징동닷컴’의 교자·완탕 상품군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6월에 열린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기획전 ‘618 행사’에서도 비비고 등의 주요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배 이상 신장했다. 

미국에서는 한식 최고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올 초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인 CES를 시작으로 PGA투어 등 굵직굵직한 행사에 참여해 비비고 상품을 후원·홍보하는 한편, 뉴욕에서는 비비고 푸드트럭과 팝업스토어 운영으로 현지 소비자들과 접점을 맞추며 많은 공을 들였다. 

CJ제일제당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 참여해, 현지인들에게 비비고 제품을 홍보했다.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 참여해, 현지인들에게 비비고 제품을 홍보했다. (제공=CJ제일제당)

베트남과 유럽, 러시아 등지에서는 만두를 비롯한 비비고 주력 제품을 집중 홍보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강 대표 취임 이후 올 2분기 기준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거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같은 비비고의 성과는 강 대표가 2016년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과 2018년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역임하는 동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간편식 영역에서 최고의 위상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한 결과다. 강 대표는 글로벌 사업에서도 비비고가 K-푸드의 첨병이 되도록 현지화 전략 수립을 주도했다. 

CJ제일제당은 연내 차세대 간편식인 ‘더비비고’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안정적인 지배력을 갖춘 비비고를 네이밍 삼아 미래 식품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겠다는 강 대표의 의지로 풀이된다. 기존의 비비고는 맛과 품질,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차세대 상품인 더비비고는 CJ제일제당의 첨단식품기술이 집약된 건강 지향적인 웰빙 간편식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더비비고는 시판 중인 비비고의 상위 개념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브랜드”라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된 내달 초 출시에 대해서는 “준비가 마무리 되는대로 연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CJ제일제당의 2분기 실적은 8월 초 발표를 앞둔 가운데, 증권가는 매출액 컨센서스(평균치, 연결기준)를 전년 동기보다 10% 성장한 6조원, 영업이익은 50%가량 늘어난 27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