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그룹 CEO들 연구개발 중요성 강조” 전경련‘R&D 투자 통한 불황극복 사례’발간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일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불황극복 사례와 시사점’을 발간하고 최근과 같은 세계적인 불황기일수록 연구개발 투자의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업들의 선제적인 R&D 투자를 주문했다.
또 정부도 다른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R&D 투자세액공제를 늘려 기업의 적극적인 R&D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경련은 구본무 LG회장의 경우 “경제위기 속 지속가능한 성장 해법은 LG만의 독창성에 기반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는 힘이며 그 중심에 바로 R&D가 있다”고 말했고 최태원 SK회장은 “연구개발과 기술에 SK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지적했다는 점을 들면서 최근 주요 그룹의 최고경영자들이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세계적인 불황기에 일부 기업들은 공격적인 연구개발투자 전략을 펼친 결과 업계 1위로 올라서는 등 시장재편에 성공했다”면서 대표적인 사례로는 1990년대 초 미국의 경기침체 당시 도요타와 혼다의 성공 사례, 2000년대 초 IT버블 붕괴시 인텔 사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시기의 캐논 사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포스코의 사례 등을 들었다.
1980년대 경기 호황기에 미국 기업들은 인수합병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기업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는 경기침체 국면이 1990년대 초까지 계속됐다.
그러자 당시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긴축경영을 펼치면서 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낮췄다.
반면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는 엔고로 자국에서 생산한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자 활발하게 미국에 진출해 현지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했다.
도요타는 미국 내 당초 200명이었던 연구소 인력을 1992년에만 300명을 충원하는 등 500명까지 늘렸으며 혼다는 미국의 핵가족화 등 트렌드 변화를 반영해 1995년에 신차 오딧세이를 개발,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그 결과 도요타와 혼다의 미국내 시장점유율이 불황 이후 점차 높아졌으며 특히 2005년도 이후 도요타는 미국 시장 점유율에서 크라이슬러를 따라잡기 시작, 2007년 이후에는 세계시장에서 GM을 추월했다.
혼다 역시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크라이슬러를 추월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0년대 초 IT버블 붕괴시에도 연구개발에 투자한 미국의 코닝은 “연구개발 투자를 그만둔다면 미래가 없다”는 제임스 호튼 전 회장의 의지에 따라 경기가 좋지 않아도 2001년대 이후 연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인텔 또한 IT버블 붕괴 당시 영업이익률이 30% 가량 급감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으나 연구개발 투자를 계속 확대해 업계의 선두자리를 고수했다.
일본의 캐논은 1990년대 장기불황 기간에도 광학·디지털·컬러프린터 등 3대 핵심기술의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국내의 포스코는 1997년 외환위기시에도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에서 개발을 포기한 ‘파이넥스(FINEX, 포스코 고유 제철 기술로 자연상태 가루 모양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바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로 기존 용광로에 비해 환경 친화적이고 쇳물 제조 원가가 낮은 기술) 공법’ 개발에 투자하고 이에 성공해 제조원가를 15% 줄이고 환경측면에서 발생먼지를 75% 감축하는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에 전경련은 기업들이 좀 더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구개발투자 세액공제율(대기업 기준 최대 6%)이 주요 선진국(일본 10~15%, 프랑스 10%, 영국 8.4%, 중국 12.5%)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에 세액공제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세액공제 대상 범위 확대(현행은 연구개발비의 70%만 인정) ▲기술의 사업화 과정에서 정부가 초기시장을 형성해주는 등 인큐베이션 지원 확대 ▲과도한 특허유지 비용 완화 등 지식재산권 관련 제도 정비 등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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