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국방장관, 전작권·방위비 등 논의… 기존 입장 재확인(종합)
한미국방장관, 전작권·방위비 등 논의… 기존 입장 재확인(종합)
  • 허인 기자
  • 승인 2020.07.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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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국방장고나 전화회담. (사진=연합뉴스)
한미국방장고나 전화회담. (사진=연합뉴스)

한미국방장관이 전화회담을 갖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연합지휘소 훈련, 방위비분담금 등을 논의했다. 이들 논제는 그간 줄곧 다뤄졌던 것으로 특별한 것 없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진 모습이다.

21일 양국은 이날 오전 전화회담 후 공동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전화회담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작권은 전쟁 시 군 작전을 통제하는 권리를 의미한다. 현재 한국군은 한미연합사가 전작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결정적인 군사능력이 갖춰지고 한반도와 안보환경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할 때 이를 환수하기로 한 바 있다.

한국군 핵심군사능력 확보, 북한 핵 위협에 대한 군 능력 구비, 한반도 안보환경 마련 등 조건이 갖춰질 때 전작권을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되면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각각 맡게 된다. 즉 전작권이 전환되면 한국군 대장이 이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은 전작권을 환수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 수행 중이다.

이날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논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원론적 입장을 주고받았다.

양 장관은 “상호 합의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과 일치되는 방향으로 전작권 전환을 흔들림 없이 지원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제시된 조건들이 미래 연합군사령부로 전작권이 전환되기 전까지 충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양 장관은 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가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함과 동시에 연합방위태세를 계속 유지해나간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

최근 북한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잠재적 군사적 위협’을 언급하며 전쟁억제력 강화를 천명한 바 있다. 외교계 일각에서는 특히 양 장관이 북한과 관련한 동향을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는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방위비 분담과 관련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 장관이 이와 관련해 어떤 말을 나눴는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방위비 분담 문제는 올해 열리는 미 대선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 의제인 만큼 이번 논의에서 다뤄졌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방위비 분담 문제 타결을 위해 양국을 오가며 7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금액과 관련해 이견이 커 매듭짓지 못하고 현재 교착상태에 있다.

한국은 지난해 분담금대비 13% 인상금을 고수하고 있고 미국은 50% 정도는 인사해야 한다며 13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양국 입장이 판이한 데 따라 협상은 수개월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미국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 분담 협상대표를 교체하려는 등 강수를 두려는 형국이다. 미국은 협상대표를 교체할 정도로 이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번 전화회담에서도 방위비 분담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국은 보도자료에서 방위비 분담에 대한 말이 오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으나, 이에 따른 미국의 보복 조치의 일환인 주한미군 감축 등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의 분담금 증액안 고수 및 감축 없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등 기존 입장이 되풀이 됐을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한편 양 장관은 올해 가을에 열리는 한미국방장관의 연례 회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또 국방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