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M&A '노딜' 수순…인수무산 우려 현실화
항공업계 M&A '노딜' 수순…인수무산 우려 현실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7.19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인수 안 하면 청산 가능성 무게 실려
금호산업, 계약 종결 요구 내용 증명 보내도 현산 '묵묵부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말부터 항공업계 재편에 기대를 모은 인수·합병(M&A)이 결국 무산될 것이란 우려느 현실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과 계약 해제 조건을 충족했다면서 인수 계약 파기 선언만 남겨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와 관련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어 무산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사실상 이스타항공과 M&A 계약 파기를 내부 방침으로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16일 “이스타홀딩스가 지난 15일 자정까지 주식매매계약의 선행 조건을 완결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다만, 정부의 중재노력이 진행 중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해제 최종결정과 통보 시점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정부의 추가 지원을 기대하기 보다 ‘노딜(인수무산)’을 선언할 시기를 살피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이 같은 발표에 선결 조건이 모두 완료됐다면서 제주항공에 계약 완료를 위한 대화를 요구해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M&A가 무산되면 결국 파산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 기업회생보다 청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다.

이럴 경우 제주항공은 물론 양사의 갈등 중재에 실패한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등에도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아시아나항공의 M&A도 순탄하지 않은 상황이다.

HDC현산은 지난달 9일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밝힌 이후 채권단과 추가 협상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일 러시아를 끝으로 인수 선결 조건인 해외 기업결합 심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지만,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 상승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결 조건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호산업은 HDC현산에 인수를 촉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냈지만, HDC현산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무산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는 피인수가 무산되면, 에어부산 등 계열사와 분리 매각이나 채권단 관리 등 ‘플랜B’를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에선 HDC현산이 채권단에 제시한 논의와 금호산업이 계약 종결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낸 것을 두고 앞으로 M&A 무산 시 계약금 반환 등 소송전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