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와 SK의 갈등을 바라보며
[기자수첩] LG와 SK의 갈등을 바라보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7.1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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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소송전은 국내 배터리업계의 현대자동차그룹과 시너지 창출 노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양사의 갈등은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 배터리 사업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 LG화학은 같은 해 5월 서울지방경찰청에 SK이노베이션을 형사고소했다.

이후 양사 간 소송전 이슈는 지난달 말 LG화학이 서울중앙지검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하며 다시 불거졌다.

LG화학의 이 같은 행보는 미래 배터리 관련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만남이 있은 지 약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관련업계에서는 양사 간 계속되는 소송전이 현대차그룹과 배터리업계 간 시너지 효과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소송전을 이어가면서 각사가 사업 역량에 집중하지 못하고, 결과에 따라 앞으로 미래 사업 추진력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에는 미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LG화학이 소송전에 승기를 잡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합의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은 없다.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월 미 ITC의 조기 패소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양사 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다시 마주 앉아야 한다.

앞서 지난해 9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서울 모처에서 만나 소송전과 관련한 각사의 입장의 들었다. 하지만, 당시 양사는 서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대화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산업계 분위기는 지난해와 다르다.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업계가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셈이다. 양사는 소송전으로 위기를 더욱 키우면 곤란하다. 소송전 장기화는 결과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소모하는 힘이 크다. 양사 간 소송전은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나왔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양사가 다시 마주한다면 지난해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se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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