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민주당 플랜' 탈 이념선언
‘뉴민주당 플랜' 탈 이념선언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5.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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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초안 공개 … ‘포용적 성장, 기회의 복지’ 제안
김효석 “정책·전략·조직 모두 현대화시켜 당 재창조”

김효석 뉴민주당비전위원장은 17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뉴민주당 선언(부제: 민주당 현대화의 길) 초안을 공식 발표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처음 공개한 뉴민주당 선언은 '기회(Opportunity), 정의(Justice), 공동체(Community)'의 3대 가치와 함께 경제, 교육, 사회·복지, 환경·에너지, 통일·외교·안보 등의 세부분야별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전략으로 '포용적 성장'과 '기회의 복지'를 제안했다.

선언에 따르면, 민주당은 '현대화'에 대해 "뉴민주당의 길은 중도개혁주의를 현대화하는 길이기도 하다"며 "중도개혁의 합리적 핵심은 보존하되 세계화의 심화와 지식정보사회의 진전이라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 민주당의 정책, 전략, 조직 모두를 현대화시켜 당을 재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민주당은 3대 가치 중의 하나인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핵심엔진으로 경제성장과 교육투자로 규정하고 "시장경제는 자율적으로 균등한 기회를 창출하지 못한다"며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주문했다.

또 나머지 가치인 '더 높은 정의'를 이루기 위해 법치와 인권강화를, '함께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광우병 위험 쇠고기와 같은 식품위험,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등과 같은 생명안보의 강화와 범죄 등의 인간안보 강화를 과제로 제시했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선성장 후분배 모델도,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모델도 아닌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달성하는 제3의 발전모델"이라는 '창조적 발전모델'을 제안하고, 서민은 중산층으로, 중산층은 부유층으로 성장하는 '전반적 계층상승 전략'을 뉴민주당의 지향목표로 삼았다.

민주당은 발전전략으로 제안한 '포용적 성장'에 대해 "사람중심의 경제, 성장의 과실이 전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 환경을 두루 감싸는 질 좋은 성장"으로 정의하고 보수진영의 '낡은 성장' 모델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먼저 성장의 양을 중시한 낡은 성장에 비해 포용적 성장은 성장의 질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개념의 차이를 지적하고, 낡은 성장은 물적 자본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은 반면 포용적 성장은 인적 자본을 원동력으로 삼는다는 점을 차이로 내세웠다.

특히 시장과 정부의 역할 면에서 보수주의의 '작은 정부'도, 낡은 진보의 '비대한 정부'도 동시에 배격하고 '강하면서도 효율적인 정부'를 추구한다는 것이 민주당이 내건 포용적 성장이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성장을 도외시하고 무시한 것은 아니지만 보수세력은 파이를 키우는데 관심이 많고 진보는 파이를 나누는데 관심이 많게 비춰지는 것이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민주당은 두 번째 발전 전략인 '기회의 복지'에 대해서는 "만인에게 도전하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복지"로 규정, ▲생산에서 분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기회 제공 ▲결과의 평등에 앞선 사전적 기회의 평등 확대 등을 내세워 기존의 복지 모델과는 개념과 수단 면에서 차이점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경제의 최대문제로 양극화 심화를 꼽고 원인으로 정치실패를 꼽은 뒤 민주정부 10년에 대해 "참여정부와 민주화 세력이 표방한 기본가치와 정책방향은 옳았지만 정책수단은 유효하지 못했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발표한 안이 최고위원회에 보고됐던 초안과는 약간의 수정이 가해져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졌다.

지도부 보고용에 담겨 있던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단어가 이번 발표 초안에는 '포용적 성장'으로 바뀌고 기존의 '새로운 진보'라는 표현이 이번 안에서는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쓸지, 포용적 성장을 쓸지 고민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은 환경론자들의 주장만 담은 것으로 볼 수 있고 포용적 성장이 더 이해하기 쉬워 성장 개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진보'의 삭제와 관련, "내용은 같은데 제목을 어떻게 다느냐에 따라 본문의 내용이 왜곡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진보(progressive)가 아닌, 좌파(new left)로 오해될 수 있어 이념적 냄새를 빼기 위한 것"이라며 "(삭제여부는) 토론과정을 통해 최종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뉴민주당선언 논의를 위한 국회의원 및 지역위원장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25일 부터 7개 권역별 전국순회당원토론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뒤 뉴민주당선언 선포식에서 '뉴민주당 액션 프로그램'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