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변회 “박원순 성폭력 의혹, 철저하게 수사해야”
여성변회 “박원순 성폭력 의혹, 철저하게 수사해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7.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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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A씨가 겪은 고통과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시장에 대한 그의 심경을 밝힌 가운데, 한국여성변호사회(여성변회)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폭력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A씨를 지원하고 나섰다.

여변은 이날 박 시장의 장례절차가 끝난 뒤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전했다.

이들은 “제2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고 아직 용기 내지 못한 많은 피해자를 돕는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건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 시장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나 권력형 성폭력 범죄로 의심되는 피해자의 주장이 존재하는 만큼 지나치게 박 시장을 영웅시하거나 미화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권력형 성범죄는 아직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로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자칫 권력형 성범죄의 심각성을 무디게 할 수 있는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 장례는 부적절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A씨의 신상을 터는 등 2차 가해가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이에 여변은 “피해 사실을 알려고 하거나 신상털기를 하는 등 2차 가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는 피해자만인 아니라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다른 피해자들의 고통을 가중하는 일로 중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김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A씨를 대신해 심경을 전했다. A씨는 “용기를 내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놨다”며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제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번 느끼고 숨이 막히도록 한다”고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