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위력에 의한 성추행 4년간 지속"(종합)
"박원순, 위력에 의한 성추행 4년간 지속"(종합)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0.07.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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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비서 A씨 13일 기자회견 통해 밝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가 지난 4년간 박 시장으로부터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의 변호인과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비서 성폭력은 4년동안 지속됐다"며 "피해자는 서울시장이 갖는 엄청난 위력 속에서 어떤 거부나 문제제기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사건은 전형적인 직장 내 성추행 사건임에도 피고소인이 망인이 돼서 공소권 없음으로 형사고소를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결코 진상규명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가는 성인지적 관점하에 신고된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와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소인 측에 따르면 박 시장의 범행 장소는 서울시청 내 시장 집무실과 집무실 안의 침실이다.

박 시장은 본인의 속옥차림 사진을 전송하고, 늦은 밤 비밀대화를 요구하거나, 음란한 문자를 발송하는 등 점점 수위가 심각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부서 변동이 이뤄진 후에도 박 시장의 개인적인 연락은 지속됐다.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대독한 서신을 통해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놨다"면서 "많은 분들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많이 망설였지만 50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호소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은 그때 느꼈던 위력의 크기를 다시 한 번 느끼고 숨이 막히게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거대한 권력 앞에서 힘없고 약한 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며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건강상의 이유로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은 A씨는 앞서 지난 8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고소장에는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내용을 전송받았다는 주장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A씨 측은 온·오프라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A씨 측의 요청에 따라 관할 경찰서를 통해 고소인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