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서울시장 박원순 사망…서정협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최장수 서울시장 박원순 사망…서정협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7.10 0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년 보궐선거로 정계 입문…서울시장 박원순의 318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0시 1분경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0시 1분경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진=연합뉴스)

2011년 10월27일 만 55세의 젊은 시민운동가 박원순이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당시 박 시장이 최장수 서울시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더욱이 그가 불미스러운 성추문 의혹을 받으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에 이어 서울시장에 오른 그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2011년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시장 직을 걸고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를 밀어붙인 끝에 사퇴로 물러난 뒤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나경원 후보를 꺾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취임 전부터 활발한 사회운동가로 알려져 있었다. 1994년에는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했고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해당 단체에서 사무처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때 한국 시민운동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5년 사법개혁운동과 1998년 소액주주운동 및 2000년 낙천·낙선운동 등 역사적인 시민운동마다 ‘박원순’이라는 세 글자가 따라붙었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 시장은 먼저 인권변호사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박 시장은 시장취임 이후 시정의 세세한 부분까지 세밀히 챙기는 시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시민사회단체 출신 인사들을 서울시로 영입해 시정 곳곳에 배치하기도 했다.

그의 열정을 인정한 서울시민들은 2014년 6월4일 박 시장을 서울시장에 재선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차기 대권 주자 리스트에도 거명되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로 꼽히기도 했다. 2018년 6월 14일 쟁쟁한 후보들인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를 제친 박원순은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3선 박 시장의 임기는 2022년 6월30일까지였다.  

그러나 최근 박 시장의 대권 주자 선호도는 좀처럼 반등의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박 시장은 “지지율에 개의치 않겠다”며 시장으로서 시책(청년·복지·환경)에만 모든 관심을 쏟았고 특히 취약계층 보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의 마지막 정책은 지난 8일 발표한 서울판 그린뉴딜이다.

박 시장은 “세계가 혼란스럽고 방황할 때 저희는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가면 새로운 산업화는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음날인 9일 오전 박 시장은 돌연 모습을 감췄고 서울시청의 모든 공식 일정이 취소됐다. 

박 시장의 가족들은 이날 오후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고 7시간 후인 10일 오전 0시 1분경 박 시장은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수색견에 의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지난 8일 전 서울시청 직원이 성추행 관련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한 것과 관련해 수많은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경찰은 고소장 접수와 박 시장 사망과의 연관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향후 서울시정은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권한대행을 맡게 될 것이며 10일 오전 향후 계획 등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부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위를 비울 경우 부단체장이 권한을 대행하도록 한 지방자치법에 따라 내년 4월7일(예정) 보궐선거로 차기 서울시장이 선출될 때까지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