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수사지휘 수용에 “만시지탄이나 바람직”
추미애, 윤석열 수사지휘 수용에 “만시지탄이나 바람직”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7.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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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검찰청 전경.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이 발동한 수사지휘권을 수용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입장에 대해 “만시지탄이나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생각을 내놨다.

9일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배포해 “만시지탄”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추 장관은 “이제라도 장관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며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2013년 윤 총장은 당시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적이 있다. 추 장관은 이를 언급하며 수사의 독립성 보장을 언급한 것이다.

추 장관은 앞서 대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독립 수사팀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아닌 수사팀 외부 법률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수사자문단에 우선 맡기려 하자 이를 불허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 사건에 개입하지 말라며 사실상 윤 총장을 압박한 것이다.

이에 대검은 “장관의 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 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고 이를 전폭 수용했다”며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한다는 것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로 윤 총장이 이 사건을 직접 맡을 수 없다는 의미다. 즉 추 장관이 이 사건에 개입하지 말라는 지시를 윤 총장이 수용한 것이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를 받아들이면서 정점으로 향했던 양측의 갈등은 일단 봉합된 모양새를 띄게 됐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