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기피'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양성
'마스크 착용 기피'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양성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7.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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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대통령, 기자회견 중 마스크 벗어 ‘논란’
언론협회, 고발 방침…"타인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 벗은 브라질 대통령. (사진=국영 TV 브라질/연합뉴스)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 벗은 브라질 대통령. (사진=국영 TV 브라질/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가벼운 독감’이라고 표현해 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동안 보건당국의 권고에도 마스크 착용을 기피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발표하는 인터뷰 중간에도 마스크를 벗는 행동으로 논란을 더했다.

이에 브라질 언론협회(ABI)는 "취재진을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 행위"라며 고발의사를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영 TV 브라질과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면서 전날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고위험군에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이전에 말한 것처럼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상이며 매우 몸 상태가 좋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지난 5일부터 기침과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이다가 전날 해당 증상이 악화돼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군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관저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앞서 그는 언론이 공포감을 과장하고 있다며 코로나19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다. 또 보건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브라질리아 시내를 걸으며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거나 포옹하는 행동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도 마스크를 벗어 자국민들의 비난에 직면했다.

언론협회는 성명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범죄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의료진의 권고를 무시하고 취재진과 가까운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중간에 마스크 벗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며 연방대법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고발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부인 미셸리 보우소나루를 비롯한 가족들과 참모들도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또 지난 주말과 전날 대통령궁에서 대통령을 만난 각료들은 물론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일행과 오찬을 함께한 토드 채프먼 대사도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는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