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SK바이오팜 찾자"…공모주에 몰리는 개미들
"제2의 SK바이오팜 찾자"…공모주에 몰리는 개미들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7.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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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100% 넘는 수익률 잇따라
지속적 상승세 장담 못해…철저한 기업 분석 필요
최근 신규상장 종목 거래 첫 날 공모가 대비 수익률.
최근 신규상장 종목 거래 첫 날 공모가 대비 수익률.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식 투자자들의 눈이 공모주로 쏠리고 있다. 상장 첫 날 수익률이 160%에 가까웠던 SK바이오팜을 따라 공모주 흥행 대박을 노리는 개미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규 상장주가 가진 예측 불가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누구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장담하지 못하는 만큼 철저한 기업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수백대 1 경쟁률이 보여주는 청약 열기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상장한 SK바이오팜 주식의 종가는 공모가 4만9000원 대비 159.2% 오른 12만7000원을 기록했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상장 하루 만에 160% 가까운 수익률을 거둔 것인데, 최근 공모주 투자 시장에서는 이런 고수익 사례가 빈번하게 나온다. 

지난 5월 신규 상장한 드림씨아이에스 주가는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104.6% 올랐고, 6월 상장한 에스씨엠생명과학과 엘이티는 첫 날 각각 112.3%와 159.6%씩 상승했다.

지난 1일 상장한 마크로밀엠브레인도 첫 날 상승률 136%를 기록하며, 공모주 대박 행렬에 가담했다.

이처럼 최근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후 공모 청약에 나선 기업이 대부분 흥행에 성공하면서, 청약 열기도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23대 1을 기록했으며, 마크로밀엠브레인과 위더스제약, 신도기연도 각각 8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시장의 열기는 올해 하반기에도 식지 않을 전망이다. 이달에만 2차전지 장비 회사 에이프로를 비롯해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업 솔트룩스 △패션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 판권을 보유한 더네이쳐홀딩스 △5G 수혜주 와이팜 등 10개 이상 기업이 공모에 나선다. 또 현재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 등도 하반기 공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지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됐다"며 "이번달에도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심사청구 건수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공모 절차에 돌입하는 업체 수도 상반기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상장 후 주가 급락 우려…리스크 고려해야

공모주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같아 보이는 상황이지만, 모든 신규 상장사와 IPO기업이 대흥행 열기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지난 6일 상장한 신도기연의 경우 상장 첫 날 공모가격 1만6000원의 2배인 3만2000원에서 출발했지만, 곧바로 차익 실현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종가는 2만2400원으로 공모가 대비 40% 수익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시초가 대비 30%나 빠졌고, 다음 날 종가는 전일 종가 대비 4.46% 하락했다.

지난달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소마젠은 4.42대 1이라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불확실한 사업 전망에 비해 높은 공모 밴드를 산출하면서 수요 예측에 참여한 기관 대부분이 공모 희망 밴드인 1만1000~1만5000원 하단에 몰렸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시장의 수급 동향과 가치평가에 따라 공모주 흥행 여부가 언제든 엇갈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대다수 투자자들이 그동안 축적했던 경험을 믿고 신규 상장사의 시장가가 공모가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해 투자 열기에 가담하고 있지만, '부동산 로또 분양'처럼 무조건 해당 기업의 주가가 상장 후 폭등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도 "공모주 투자를 통해 무조건 대박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이라며 "실제 시장에 처음 상장된 기업의 주가가 장중 급락하면서, 시장가가 공모가보다 더 떨어진 경우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을 철저히 분석해서 투자가치를 평가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공모주를 담는 펀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