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에 “내일 오전 10시까지 답변 기다리겠다”
추미애, 윤석열에 “내일 오전 10시까지 답변 기다리겠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7.08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후통첩.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후통첩.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 자신이 발동한 수사지휘권 수용 여부를 오는 9일 오전 10시까지 밝히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8일 추 장관은 대변인실을 통해 “더 이상 옳지 않은 길로 돌아가서는 안된다. 오는 9일 오전 10시까지 하루 더 기다리겠다.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은 채널A기자가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접근해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와 특별한 관계임을 주장하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에 대한 비위 사실을 내놓으라고 협박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한 검사장은 피의자로 입건됐고 윤 총장은 지난달 4일 수사지휘를 대검찰청 부장회의에 넘겼다. 하지만 같은 달 19일 수사팀 외부 법률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해 이 사건의 기소 여부 등을 전문수사자문단에 맡기기로 했다. 지난 3일에는 전문수사자문단을 실제 소집하고 이를 본격화할 예정이었다.

이에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수사팀은 반발했고 추 장관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예정일 하루 전인 지난 2일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의 독립 수사를 진행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했다.

사실상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개입하지 말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다. 추 장관의 공문에 대검은 예정됐던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일단 취소하고,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추 장관의 대검 수사지휘권 발동을 수용할 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사장 회의 결과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전문수사자문단 절차를 중단하고 독립적인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총장의 측근이 연루된 사건이라는 이유로 윤 총장이 이 사건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는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것은 윤 총장의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닌 것으로 의견 일치를 봤다.

윤 총장은 이러한 회의 결과를 보고 받았으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수사지휘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하지만 검사장 회의 후 수일이 지나도록 윤 총장의 최종 입장 발표가 있지 않자 이날 추 장관은 오는 9일 오전 10시까지 입장을 정리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내게 된 것이다.

추 장관은 “검찰조직 구성원의 충정과 고충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누구도 형사사법 정의가 혼돈인 작금의 상황을 정상이라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 주어진 직분에 최선을 다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공(公)과 사(私)는 함께 갈 수 없다. 정(正)과 사(邪)는 함께 갈 수 없다”며 윤 총장을 압박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