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라인 수업 외국인 학생 비자 취소·중단…유학생들 충격·분통
美, 온라인 수업 외국인 학생 비자 취소·중단…유학생들 충격·분통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7.0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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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수업 대학 전학 등 조치 취해야
어길 시에는 추방 재판 회부될 수도 있어
미국이 온라인 수업만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거나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온라인 수업만 수강하는 외국인 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거나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된 외국인 학생들의 비자를 중단·취소한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6일(현지시간) F-1(학업 과정) 또는 M-1(직업 과정)의 체류 신분을 가진 학생이 전 과목을 온라인으로 수강할 경우 미국에 머무를 수 없도록 하는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 규정 개정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고 7일 연합뉴스가 AFP통신·워싱턴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 과목을 온라인만으로 수강하는 학생은 신규 비자발급 및 입국도 허용되지 않을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가을 학기 동안 완전히 온라인만으로 교육되는 학교나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들에게는 비자를 발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세관국경보호국(CBP)도 “(온라인 수강)학생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ICE가 전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학생이라도 전과목 온라인 수강자라면 미국에서 출국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에는 추방 재판에 회부될 수도 있다.

단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이수 중인 F-1·M-1 학생들은 온라인 자체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강제추방 및 비자 발급중단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미국에서 떠나거나 출석 수업을 통해 합법적인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로 전학을 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미 이민세관단속국은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현재 미국에 유학 중이거나 향후 유학을 준비 중인 예비 유학생들에게도 많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주목된다.

미 국제교육연구소(IIE) 통계에 따르면 대학 등의 미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해 기준 109만5299명이며 이 중 한국인 유학생은 5만2250명(4.8%)이다.  

AFP통신은 IIE 통계에서 2018∼2019학년도 기준 외국 유학생 규모가 100만명을 넘어섰다며 이는 전체 미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의 5.5% 수준이라고 전했다. 

국가별 외국 유학생을 살펴보면 중국이 가장 많고 뒤이어 인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등이다. 

전체 유학생 중 한국 유학생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해있어 이번 조치로 인해 많은 한국 유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유학생 규모는 대학별 정책 등과 연동돼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갑작스러운 정책 발표로 유학생들 및 미 대학들은 패닉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대학 관계자들은 지침에 맞추기 위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며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 등에 추방 및 비자 취소 등에 따른 두려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상당수의 대학에선 코로나19 사태 등을 감안해 아직 가을학기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방침을 확정할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조치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해 줄기차게 추진해 온 반(反)이민 정책 중 하나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지율 하락세를 만회하려는 대선 전략의 일환으로 대학들을 압박해 오프라인 개강을 통한 수업 정상화로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4월22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이민 일시중단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올해 연말까지 특정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