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사건' 부인한 감독에 정치권 분노 "의원 생명 걸고 밝힌다"
'최숙현 사건' 부인한 감독에 정치권 분노 "의원 생명 걸고 밝힌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7.0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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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위, 긴급 현안질의 실시… 일제히 정부·상급기관 질타
감독 등 국회 출석해 폭행 의혹 정면 반박… 사과도 없어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은 일제히 정부와 상급 기관을 질타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6일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나섰다.

먼저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정부를 향해 "중대한 문제인데, 정확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이 납득하도록 대안을 마련해야겠단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국민은 정부가 신속하게 움직인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스포츠(체육계) 인권 문제를 챙기라고 지시했다. 이에 문체부는 최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문체부 특별조사단을 구성한 바 있다.

도 위원장은 최 차관에게 "지금까지 5일 동안 단장으로서 무엇을 했느냐"며 "관련 단체 보고받은 것 외에 다른 것은 한 게 없나, 조사단을 만들어서 다른 것은 하지 않았나"라고 추궁했다.

최 차관은 "대한체육회를 방문해 그동안 일어났던 진행 과정을 보고받고, 철인 3종 협회 등과 어떻게 일을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며 "오늘 스포츠 공정위원회가 열리고 강력한 처벌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문제점이 드러났을 때는 관련자에 대해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관리·감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살펴보고 선수가 스포츠 공정위에 진정서 접수했음에도 제대로 가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진정서를 냈는데, 경주시체육회는 14일 이내에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결국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철인 3종 팀 해체라는데, 해체가 아니라 선수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을 몰아붙였다.

또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주장 선수에 대한 문체부 차원의 조사가 이뤄졌는가, 문 대통령 지시 이후 핵심 가해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느냐"라며 "실무자는 알았어도 조사단장은 오늘 처음 알게 된 것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또 "팀 닥터 한 명의 책임이라는 경주시체육회의 발표에 동의하느냐"고 문체부와 체육회를 겨냥한 뒤 "지금은 조사가 아니라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사건 축소·은폐 의혹을 검찰에 수사 요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선수들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선수들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고 최 선수 폭행·폭언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 등 3인방은 이 자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에게 '먼저 폭행·폭언한 적이 없느냐'고 묻자 "그런 적은 없다"며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고 일축했다. 비위는 없었고, 관리·감독은 소홀했단 주장이다.

문체위 전체회의에 앞서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 최 선수 동료 2인의 추가 피해 증언에서 역시 폭행·폭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여자선수 A 씨도 "폭행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의원이 상임위에 출석한 남자선수 B씨를 포함해 경주시청 감독, 선수 3명을 향해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고 다시 묻자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이 의원은 "폭행·폭언한 사실 없고 전혀 사죄할 마음이 없다는 것인가"라며 "국회의원 생명을 걸고 모든 걸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