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LG 1등급 건조기의 빛바랜 경쟁
[기자수첩] 삼성·LG 1등급 건조기의 빛바랜 경쟁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0.07.0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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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가전업계선 정부의 ‘고효율 가전 환급제도(으뜸효율제도)’ 예산 확대로 에너지효율 1등급 경쟁이 치열하다. 구매대금의 10%(최대 30만원)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효율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으뜸효율품목에 뒤늦게 합류한 의류건조기는 가전업체들의 최대 접전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그랑데 건조기AI’ 14킬로그램(kg), 16kg 모델에 이어, 최근 9kg 모델까지 에너지효율 1등급 라인업을 확대했다. LG전자는 1등급 효율 ‘LG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와 일체형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로 맞불을 놓는 형세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선택지가 다양해져서 좋다. 각기 다른 브랜드의 건조기 기능과 디자인을 비교하며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를 수 있다. 또 경쟁에 불붙은 업체 간의 프로모션 혜택을 선택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에너지효율 1등급을 체감하려면, 제조사들이 내건 주요 기능은 포기해야 된다는 게 지적사항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그랑데 건조기AI(16kg)의 특화기능으로 ‘AI 초고속 건조’를 내걸고 있다. 건조기 내 9개의 센서를 통해 최적 건조온도와 시간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기능 이용 시 기존 제품보다 건조시간을 약 30% 줄여준다. 하지만 에너지효율 1등급을 경험하려면 건조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표준코스로 건조해야 한다.

LG전자는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의 주요기능으로 ‘100℃ 트루스팀 기능’을 내세웠다. 이 기능은 유해세균과 바이러스 6종을 99.99% 살균하고, 집먼지 진드기도 100% 사멸시킨다고 한다. 또 스팀기능으로 △셔츠에 배인 냄새와 가벼운 구김 제거 △패딩 볼륨감 회복 △건조기 통 살균 등도 가능하다. 그러나 ‘LG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도 표준코스로만 에너지효율 1등급을 인정받았다. 표준코스에선 ‘스팀’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1등급을 기대하고 샀는데, 건조시간이 너무 걸린다’, ‘스팀을 쓰면 효율이 떨어진다’ 등의 불만을 토로한다. 제조사들이 ‘조삼모사’식으로 에너지효율 1등급 건조기를 내놨다는 비판이다.

물론 이들 건조기는 정부가 정한 에너지효율 기준에 맞춘 제품이다. 특정 코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1등급을 전면에 내세워도 규정상 문제는 없다. 다만 건조기 관련 에너지효율규정은 올해 3월 첫 시행됐다. 현재 과도기인 셈이다. 적어도 제조사가 내건 주요기능에 한해 에너지효율등급을 추가로 책정한 뒤 표기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제품정보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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