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취임 반 년째를 맞이한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강조한 ‘디지털 농협’ 구현을 위해 조직개편과 현장경영 등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디지털 농협을 위한 투자는 필수’라는 평소 지론을 갖고 있는 만큼, 임기 내 약속한 농협의 디지털 혁신이 어떤 결과와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올 1월말 취임 이후 역점사업으로 강조한 디지털 농협 구축을 위한 모양새를 차근차근 갖춰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취임 때와 지난 5월 ‘비전 2025’ 선포식 당시 디지털 혁신을 수차례 강조하면서, 스마트농업 활성화와 농·축협별 온라인 사업 강화, 전담조직 구성 등을 약속했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은 이달 1일 농협 조직개편을 전격 단행하면서 ‘디지털혁신부’를 신설했다. 디지털혁신부는 기존 기획조정본부 내 연구개발(R&D) 통합 전략국과 농협미래경영연구소의 4차산업혁명추진센터를 통합한 것으로, 스마트팜 등 스마트 농업 활성화와 범농협 사업의 디지털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디지털혁신부는 이 회장에 이어 서열 2순위이자 농협의 교육·경제사업 등을 총괄하는 유찬형 중앙회 부회장(전무이사) 직속으로 편제해 농협의 디지털 사업을 독자적으로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부서는 중앙회에서 신용보증기획부 신용보증기금관리국장을 역임했던 이강영 부장이 이끌게 된다. 

아울러 인재개발원 아래 뒀던 미래농업지원센터도 ‘디지털농업지원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디지털혁신부 소속으로 이동했다. 

이 회장은 취임 때 농협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전담조직 구성과 함께 농업인의 디지털 교육·인공지능 비닐하우스 농법 보급 등을 담당할 ‘디지털 농업인지원센터’를 설립한다고 약속했다. 취임 반 년째에 조직개편을 통해 이 같은 약속을 현실화한 점은 이 회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농협을 새롭게 바꿔보겠다는 의지가 굳건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조직개편뿐만 아니라 디지털 농협을 위한 현장경영 행보도 나서고 있다. 

지난달 전국 첫 스마트원예단지인 충청남도 부여지역 스마트팜을 둘러보면서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업 생산성 향상과 국내 농업 현실에 맞는 스마트팜 모델 구축을 고민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농협 구현을 위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혁신을 단행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청년농부사관학교 4기 입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농업·농촌 주역이 될 디지털 청년농업인 육성에 더욱 힘쓰겠다”며 디지털 농업인재 발굴을 강조했다. 

이 회장의 디지털 농협 혁신은 범농협 차원에서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농협 농업경제지주는 지난 5월말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인터넷·모바일 기반의 ‘온라인 농산물거래소’를 오픈하고 현재 양파에 이어 내달 깐마늘로 거래품목을 확대한다. 

축산경제지주도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한우개량부터 유통까지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농협 축산경제 한우핵심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관련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영업기반을 마련한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의 디지털 혁신 차원에서 범농협의 디지털 전환 촉진과 농협형 스마트농업 모델 구축, 온라인·빅데이터 기반의 유통 신모델 개발 등을 빠르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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