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세제 개편안 바뀌나?"…업계 반발에 고민 깊은 정부
"금융세제 개편안 바뀌나?"…업계 반발에 고민 깊은 정부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7.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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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소득세-증권거래세 간 이중과세 여부 해석 분분
투자 활성화 효과 차원서도 당국-현장 '온도차 심해'
코스피가 1% 넘게 상승해 2130선을 회복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1% 넘게 상승해 2130선을 회복한 지난 2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세제 개편안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논란의 핵심은 신설되는 주식양도소득세와 기존 증권거래세 간 이중과세 문제다. 정부는 이중과세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 업계는 실질적인 이중과세 효과가 있다고 맞선다. 이런 해석차로 인해 세제 개편 이후 금융투자 환경을 바라보는 정부와 업계의 시각도 크게 엇갈린다. 이달 말 개편안 확정을 앞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종합소득 및 양도소득과 별도로 모든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하나로 묶어 분류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을 신설해 오는 2022년부터 적용한다는 게 이번 논의의 골자다. 

특히, 주식양도소득은 금융투자소득에 포함해 2023년부터 소액·대주주 구분 없이 과세하되, 상장주식 양도소득은 연 2000만원까지 비과세한다. 다만, 기존에 부과하던 증권거래세는 현재 0.25%에서 2023년 0.15%로 단계적 인하를 추진한다. 정부는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말 최종 확정안을 마련해 '2020년 세법개정안'에 포함할 계획이다.

금융투자를 어렵게 하는 복잡한 금융 세제를 개편해 생산적 금융을 만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지만, 정작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방안이 여러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무엇보다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는 과세목적과 과세객체가 달라 이중과세로 보기 어렵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과세 부담 증가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액주주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는 국내주식투자에 대한 유인을 하락시키고, 양도소득세를 과세함과 동시에 증권거래세를 부과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이중과세의 논란도 존재한다"며 "증권거래세 인하와 양도소득세 부과는 등가교환 자체가 불가능하며, 주식 이외 대체투자처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주식 투자 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도 "국내주식이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갖고 있던 장점인 비과세가 사라지면서 신규 투자자들의 진입 매력을 낮출 수 있다"며 "거래세 인하로 매매회전율을 높일만한 전문 투자자들의 수는 제한적인 반면, 양도차익 과세에 부담을 느낄만한 투자자들의 수는 훨씬 많아 증권사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기재부는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국에서도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동시에 부과하고 있다며, 증권거래세 존치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는데, 이와 대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른 해석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프랑스에서는 금융회사에 대해서만 증권거래세를 부과하며, 이마저도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해서만 거래세를 부과해 상당히 제한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며 "영국에서는 이를 인지세 형태로 부과하지만, 영국에서조차도 인지세에 대한 폐지론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세제 개편안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달 새로운 조정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번 발표한 방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이달 중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대책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게 되면 초단기 매매가 늘어나 시장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구기동 신구대학교 교수는 지난 5월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기고한 '증권거래제도와 조세의 역할' 보고서를 통해 "2009년 3월 주문체결시스템이 교체되면서 초고속으로 거래하는 고빈도 매매가 활성화됐다"며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면 고빈도 매매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돼 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hong9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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