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회복될까… 문 대통령, '대북통' 대거 인선
남북관계 회복될까… 문 대통령, '대북통' 대거 인선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7.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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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이인영 통일부장관·박지원 국정원장 내정
서훈 국가안보실장… 임종석·정의용 외교안보특보로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대한민국 동행세일, 가치삽시다' 행사에 참석, 비대면 현장간담회에서 화면으로 연결된 생산·판매자와 대화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대한민국 동행세일, 가치삽시다' 행사에 참석, 비대면 현장간담회에서 화면으로 연결된 생산·판매자와 대화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가정보원장에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내정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서훈 국정원장,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해 남북관계 개선에 다시 박차를 가한다.

◇청와대 "이인영, 창의·주도적 문제해결"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 먼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현장과 의정 활동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착상태에 있는 남북관계를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풀어감으로써 남북 간 신뢰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화해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한 '86그룹' 출신의 4선 국회의원으로, 민주당에서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관계와 관련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회의원 재임시에도 개혁성과 탁월한 기획능력,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줬다고 청와대는 평가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청와대 인사 발표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다시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만은 착실히 놓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8천만 겨레와 함께 다시 평화의 꿈과 통일의 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이 내정자는 또 북한을 향해 "우리가 공존하고 평화를 통해 더 큰 번영의 길로 가는 민족임을 함께 증명했으면 좋겠다"면서 "평화의 문이 닫히기 전 다시 평화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지명 절차에 응했다"고 소회했다.

시급히 처리할 과제로는 남북 대화 복원과 인도적 외교 협력을 꼽았다. 또 '통일부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엔 "통일부 나름대로 민족에 대한 사랑과 무한한 충성심으로 임했을 것"이라며 "부족한 점이 있다면 창의적인 대안을 만들어 통일부가 민족의 부처가 될 수 있도록 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DJ 비서실장' 박지원, 국정원장 깜짝 내정

대통령으로서 처음 북한에 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 박지원 전 의원은 국정원장으로 발탁됐다. 4선 의원 경력의 박 전 의원은 메시지(전언)가 간결하고 명쾌하며, 정보력은 물론 상황 판단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원 재임 시절에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국가정보원 업무에 정통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 대변인 역시 "박 내정자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기여하고, 현 정부에서도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며 "오랜 의정활동에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정치력, 소통력을 바탕으로 국정원이 국가안전보장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한편, 개혁을 추진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만약 소정의 절차를 거쳐 공식 임명받으면 각오를 밝히겠지만, 먼저 제가 느낀 최초의 소회를 밝힌다"며 "앞으로 정치라는 '정' 자도 입에 올리지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또 "역사와 대한민국 그리고 문 대통령님을 위해 애국심을 가지고 충성을 다 하겠다"며 "후보자로 임명해 주신 문 대통령님께 감사드리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이 하염없이 떠오른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악수하는 모습. 오른쪽은 서훈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국정원장을 내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과의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악수하는 모습. 오른쪽은 서훈 국정원장. (사진=연합뉴스)

◇'정보통' 서훈, 국가안보실 핵심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 취임해 남북 간 물밑 대화를 총괄했던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국정원 전신 국가안전기획부에서 28년 3개월 동안 근무한 전문가다. 미국과 북한 핵심 인사와 라인(관계)을 유지하는 인사로 꼽힌다.

강 대변인은 "서 내정자는 평생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해 온 국정원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라며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 정보 담당관 제도를 폐지하는 등 국정원 개혁을 강력히 추진했다"고 소개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서 내정자는 미국 외교·안보 고위 인사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며 "북한 핵 문제 평화적 해결과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등 평화와 번영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해 국민이 체감할 성과를 창출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내정자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 정부 들어 남북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많이 있었으나, 최근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며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시기에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우리의 대외·대북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한반도 평화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목표"라며 "아울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국과 소통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특히 우리의 동맹인 미국과는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인사 발표 후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에게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일 청와대에서 대통령 인사 발표 후 소감을 밝힌 뒤 취재진에게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시 부름 받은 임종석… 정의용도 계속 활동

문재인 정부 초기에 활약한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외교안보특보로 역할한다.

강 대변인은 먼저 임 전 비서실장에 대해선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 역임해 통찰력과 역량이 탁월하다"며 "국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대통령에 대한 자문 역할을 내실 있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은 1980년대 후반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 출신이다. 한양대 총학생회장이던 1989년 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평양 세계학생축전에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이던 임수경 전 의원을 발탁해 '깜짝 방북'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고,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 전대협 출신 이인영·오영식·우상호 전 의원과 함께 영입된 후 16대 총선에 서울 성동을에 출마해 34세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됐다. 2004년 17대 때 재선했지만, 2008년 18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아 2019년 1월까지 재임했다. 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설이 있었으나 작년 11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 내정자는 1946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외무고시 5기로 합격해 외교관의 길을 걸었다. 1982년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강 대변인은 정 내정자에 대해선 "현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미국과 긴밀한 협력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체제)에 기여했다"며 "국내외 외교 현장에서 쌓은 전문성과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외교안보보좌관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 갈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외무부 시절 통상정책과장·국장직을 역임했다. 외교통상부 시절이던 1998년에는 통상교섭조정관으로 활동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일했고, 17대 국회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 당선됐다. 의원 시절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대책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정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맡아 남북 정상회담 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정 실장은 이날 인사발표 직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현재 한반도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그동안 남·북·미 3국 정상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는다"며 "안보실장으로 재직하며 겪은 일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지만, 아직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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