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철분 쌓이면 알츠하이머 치매?
뇌에 철분 쌓이면 알츠하이머 치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7.0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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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츠대학 의대 치매환자 100명과 건강한 노인 100명 대상 연구
호주 멜버른 치매 연구 센터, 과잉 철분 제거 약물 임상시험 진행
(사진=아이클릭 아트)
뇌세포에 철분이 쌓이면 알츠하이머 치매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아이클릭 아트)

뇌에 철분이 쌓일수록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속도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과 전문의 안나 다물리나 교수 연구팀(오스트리아 그라츠(Graz) 대학 의대)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100명과 건강한 노인 100명을 대상으로 MRI(초고해상도)를 이용해 뇌세포에 축적된 철분량을 정밀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고 연합뉴스가 2일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치매 환자 그룹이 건강한 노인그룹보다 뇌세포에 쌓인 철분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7개월 후 치매 환자 그룹 가운데 56명을 대상으로 뇌 MRI를 관찰하고 치매 진행 속도를 측정한 결과 뇌세포의 철분 축적량이 많아질수록 표준 지능 테스트 성적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다만 치매 환자들의 뇌세포에 정상인과 달리 철분이 과도하게 쌓이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치매 전문가 애슐리 부시 박사(호주 멜버른 치매 연구 센터)는 “치매 환자의 유전적 위험요인이 뇌세포의 철분 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뇌세포는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데 뇌세포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할 경우 치매 위험이 증가하는 동시에 뇌세포의 철분 축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시 박사는 “체내에서 과잉 철분을 제거하는 경구 약물인 ‘데페리프론’(deperiprone)이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병 전문가 키스 파고 박사(美 알츠하이머병 학회 연구실장)는 “뇌세포의 철분 축적 및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 일부분 연관성이 있다”라며 “다만 인지기능 저하가 철분 축적을 가져오는지 아니면 철분 축적이 인지기능 저하를 가져오는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철분은 건강에 필요한 중요 영양소인 만큼 해당 연구 결과만을 놓고 편식을 해서는 안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북미 영상의학회(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학술지 영상의학(Radiology) 최신호에 지난달 30일 게재됐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