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13일 ‘최근 우리나라 수출 급락세의 특징 및 요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작년 하반기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수출경기가 단기간 내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물량과 수출단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근래 수출 감소세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작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수출물량과 단가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15.5%, 14.3%씩 하락했다.
수출단가가 10%이상 급락한 것은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1년 IT버블 붕괴 당시에도 나타났으나 수출물량이 10%이상 급락한 현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경기변동에 민감한 자본재와 내구소비재 등 중화학공업품의 물량·단가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수출물량 감소 현상이 세계경기 하락에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세계경기가 1%하락할 때 우리나라 수출물량은 3.1~3.4%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40%정도 상승함에 따라 수출물량이 3%정도 증가, 환율 급등이 수출물량 감소세를 다소 완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욱 KDI 연구위원은 “그러나 우리나라 수출물량 감소폭은 세계경기 하락만으로 설명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자본재와 내구소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구조가 추가적인 수출 급락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수출단가가 급락한 주된 이유로 원화가치 하락(환율 1%상승 시 수출단가 0.24%하락 추정)을 꼽고 여기에 수입단가 하락, 해외수요 감소 등도 함께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아직 세계경기 침체가 진정세에 들어서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볼 때 수출경기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보고서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출 기반을 다지기 위해 수출선과 수출상품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한규 KDI 연구위원은 “내수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주요 개도국의 소비재 및 서비스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