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편향된 노동 감수성에 실망과 우려를 표한다
[기자수첩] 편향된 노동 감수성에 실망과 우려를 표한다
  • 김용만 기자
  • 승인 2020.07.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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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만 기자
김용만 기자

지난달 30일, 제278회 서울 양천구의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전국공무원노조 양천구지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설문조사와 관련 정순희 의원의 5분 발언이 있었다.

전국공무원노조 양천구지부(이하 양천구지부)는 직원들의 인사·후생·복지 관련 제도 개선과 참다운 지방자치 실현에 도움이 되고자 총 21개의 문항을 마련, 오는 3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정 의원은 이번 설문조사가 양천구의회 운영의 대안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었음을 환영하는 바라고 말했다.

정 의원의 언급대로 행정사무감사장의 변경, 업무보고 횟수의 조정은 물론, 투명하고 공개적인 회의운영 구축, 의정모니터요원 의 공개 모집 등 양천구지부의 설문조사가 구의회 운영을 개선하는 자극제가 된다면 정말 다행스럽다.

하지만, 정 의원의 “이번 설문조사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위축하는 행위이며 더 나아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는 발언과 노동조합과 피감기관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무엇보다 ‘노동복지센터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대표발의하고, 해당 센터의 민간위탁 심의에도 참여했던 의원으로서 헌법에 보장된 노조활동에 대한 문제 제기는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해 노동조건의 유지, 개선 기타 노동자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이며, 특히 공무원노조는 부정부패 척결과 공직사회 개혁을 기치로 출범했다.

노조가 소속 조합원과 직원을 대상으로 의회 운영과 활동에 대한 의견을 묻고, 이에 대해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논리를 그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입법 활동을 하는 의원으로서 노동조합과 관련된 법령을 제대로 이해하고는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울 뿐이다.

또한, 구 집행부를 구의회의 ‘이해관계인’과 ‘피감기관’으로만 한정하는 발언은 지방자치의 개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다.

(사진=김용만기자)
(사진=김용만기자)

양천구지부는 오는 3일 종료되는 설문조사 결과를 구 집행부와의 단체협약 추진에 활용함은 물론, 언론에 보도자료 제공과 관내 노동단체 및 시민단체와의 공유를 통해 정 의원의 발언대로 구의원에 대한 주민들의 냉정한 비판과 평가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양천구지부는 “1000여 조합원과 함께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정 의원의 편향된 노동 감수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조합원의 지위향상은 물론 공무원노조의 출범기치인 부정부패 청산과 민주적이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