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플랜B 만만찮아"…매각 걸림돌 '둘'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 "플랜B 만만찮아"…매각 걸림돌 '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3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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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기자회견 후 플랜B 검토 부정적 입장 드러내
체불임금 문제 이외 미지급 채무 등 부담 적지 않아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하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오른쪽)와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관리실장(전무). (사진=이성은 기자)
지난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발표하는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오른쪽)와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관리실장(전무). (사진=이성은 기자)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이스타항공-제주항공 간 인수·합병(M&A) 무산 전망과 관련해 “플랜B는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플랜B는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됐을 경우,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나서는 경우의 수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매각 불발에 따른 플랜B 검토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표는 지난 29일 열린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스타항공 지분 헌납 관련 기자회견 이후 본지와 만나 “지금은 제주항공이 우리를 인수해 주고, 정부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을 동시 지원해 주는 방안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의 M&A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당초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이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 포기에 대비해 정부 지원을 촉구하면서 다른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당연히 (이스타항공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겠지만, 그것(플랜B)은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의 인수 완료와 정부 지원 이외 다른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M&A 성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또 다른 인수자가 등장할지 미지수다.

결국, 이스타항공은 플랜B 보다 정부 지원과 함께 제주항공에 매각하는 방안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이스타항공 매각에 체불임금 문제 이외에도 걸림돌이 되는 사안들이 있어 제주항공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 내리기 힘든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체불임금 250여억원과 관련해 제주항공에 분담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체불임금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그동안 쌓인 이스타항공의 미지급 채무를 부담해야 한다. 지금까지 미지급 채무는 약 16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의 자금 조성에 대한 의혹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 이스타홀딩스의 자금 출처에 대한 정치적, 법적 의혹까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이스타홀딩스의 자본금이 3000만원 뿐이었지만, 지난 2016년 이스타항공 주식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활용된 자금 100억여원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항공업황이 불투명하고, 업황 회복에 대한 불안이 큰 상황에서 채무 등을 떠안으면 부담이 될 것”이라며 “M&A가 무산되면 이스타항공은 파산 후 청산할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일자리가 사라지게 돼 채권단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