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女, 男보다 자아·삶 ‘부정적’…자살충동 2배↑
20대 女, 男보다 자아·삶 ‘부정적’…자살충동 2배↑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6.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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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I 보고서…“여성에 대한 기대 획일적, 다양성 인정 교육 필요”
(사진=아이클릭 아트)
(사진=아이클릭 아트)

사회적인 기회, 보상 등에 있어서 남녀 모두에게 평등한 시대가 됐지만 20∼27세의 젊은 여성들은 남성보다 자아 및 삶에 있어서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자살충동'은 남성의 2배로 나타났다. 

이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은 많아졌지만 전통적인 여성상과의 대치 등 내적 번민은 남성보다 여성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에서 발표한 ‘한국교육종단연구를 통해 본 초기 성인기 생활과 성과에 대한 성별에 따른 인식 차이’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1~2018년 ‘자아 개념’에서 남성의 점수가 여성보다 꾸준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2005년 중학교 1학년이던 6908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20세 되던 2011년~2018년까지 추적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아·삶 모든 영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자아 개념(5점 만점)은 점수가 높을수록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음을 의미하는데 학문적 자아개념(학업능력) 영역에서 2014년 이후 줄곧 3.17점으로 유지된 남성과 달리 여성은 2011년 3.10점에서 2018년 3.04점으로 낮아져 남녀 격차는 더 벌어졌다. 

비학문적 자아개념(사회적·감정적·신체적)에서도 2011∼2018년 남성은 3.51∼3.62점 사이를 보인 반면 여성은 3.41∼3.52점을 나타냈다. 삶의 만족도(100점 만점)면에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다. 2018년 남성의 ‘삶’ 영역 만족도는 69.47점이였고, 여성은 68.19점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의 자살충동(가끔 있다+자주 있다) 비율은 27.65%로 남성(13.86%)의 두 배다. 

보고서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획일적’이라면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주당 평균 시간을 바탕으로 시간 활용 측면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했지만, 여성은 가족과의 친밀감, 집안일, 외모 등에 남성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자아개념, 삶의 만족도, 시간 활용 측면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삶의 만족도가 낮고, 스트레스가 높다고 판단했다. 이것은 부모와 학교에서 여성에게 기대하는 바가 획일적이기 때문에 남성보다 많은 내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누군가를 ‘여성’으로 규정하고 특정한 외모나 태도, 행동 등을 기대하는 것은 맞지 않는 옷을 입으라고 강요하는 것일 수 있고, 이 같은 사회는 결코 건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어 “실질적인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특히 부모·교사가 자녀·학생의 결정과 의지를 존중하고 설득하는 태도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양성평등 문제의 중요한 실마리”라고 강조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