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런저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6.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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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 발표에 따라 프로스포츠의 제한적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야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막 이후 현재까지 무관중 경기를 이어오고 있다.

관중 입장은 각 구장 수용규모의 20~30% 수준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될 전망이다. 마스크 미착용자의 입장 불허, 출입구마다 열감지기와 체온기를 동원한 발열 체크, 일정 간격으로 거리를 두는 좌석 배치, 바이러스 비말 전파 우려가 큰 응원 자제, 객석에서 음식물 섭취 금지 등 코로나19 대응 매뉴얼도 제시됐다.

이대로라면 이번 주말부터 한 구장에 5000명에서 7000명의 관중이 입장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결정은 프로구단들의 이해타산에 맞춰진 것으로 풀이된다. 무관중 체재 개막 후 각 구단들은 경기당 1~2억원의 적자를 감수해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다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50명 수준을 넘나드는 현 시점에서 수천 명이 한 장소에 모이는 상황을 만드는 조치가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슈퍼전파’ 사태 이후 최근 다시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는 교회의 상황을 살펴보자. 1700여명이 주일예배에 참여했다는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의 경우 교회 방역지침을 준수한 것으로 방역당국은 파악했으나 성가대 연습, MT 등 소규모 모임에서 확진자가 터져 나왔다.

‘서포터즈’ 활동이 많은 프로스포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입장 시에는 매뉴얼대로 관리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응원 준비, 뒤풀이 등 프로스포츠 역시 교회처럼 소규모 모임에 의한 집단감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구단들이나 보다 가까이서 경기를 즐기고 싶어 하는 팬들의 바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자칫 때 이른 ‘방심’이 리그 ‘중단’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나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 ‘요기 베라’의 명언이 떠오른다. 야구도, 코로나19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