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석열 처신 문제" vs 野 "추미애 언어 경박"… 공방 치열
與 "윤석열 처신 문제" vs 野 "추미애 언어 경박"… 공방 치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6.2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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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법무부는 최소한의 검찰 통제 장치"… 추 장관 비호
홍익표 "윤석열, 행정체계 거슬러"… 김남국 "아예 무시한 것"
김종인 "추 장관 인성 문제"… 권은희 "언어 경박이 목불인견"
(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한동훈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한동훈 부산고검 검사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행보가 여야 정쟁 도마에 올랐다. 집권 여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적극 엄호에 나섰고, 제1야당은 논란을 쟁점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장관이 윤 총장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동훈 부산고등검찰청 차장검사(검사장)을 전보 조치하고, 법무부 직접 감찰을 예고한 것에 대해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통제는 검찰의 막강한 권한을 주면서 마련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라고 비호에 나섰다.

한 검사장은 지난 2~3월 신라젠 관련 정치권 비위 의혹을 취재하던 한 채널A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라'며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를 협박하는 데 공모했단 의혹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는 이달 초 한 검사장을 강요미수 피의자로 입건하고 휴대전화를 압수·분석했다. 채널A 기자에 대해선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단 의견이 우세해 결론을 내지 않았다.

윤 총장은 측근으로 꼽히는 한 검사장이 수사대상에 오른 점을 고려해 구본선 대검찰청 차장검사 주재로 검사장 5명이 참여하는 부장회의에 수사 지휘를 맡겼다.

검사에 대한 1차 감찰 권한은 대검 감찰부에 있다. 하지만 법무부 감찰 규정에 따르면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보여 법무부 장관이 감찰을 명한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감찰사건'의 경우 법무부 직접 감찰이 가능하다. 다만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선 건 극히 이례적이다.

박 최고위원은 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진정 배당 문제를 거론하며 고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과 관련해 "동료 수감자 진정 사건 배당을 두고 일어난 사본 배당, 사건 번호가 두 개인 배당 역시 납득할 수 없는 이례적 편법 혹은 불법 재배당"이라고 훈수를 뒀다.

앞서 추 장관은 이른바 '한명숙 사건'에 대한 위증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대검 감찰부에서 감찰하라고 지시했지만, 윤 총장은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지휘해 항명 논란이 일었다.

추 장관은 이를 두고 "(윤 총장이)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며 "차라리 지휘하지 않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해 가지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작심 비판했다. 또 "역대 장관이 이런 총장과 일해본 적도 없다"며 "제가 샤워하며 재지시를 생각했다. 지금 해방이 돼서 전부 태극기를 들고 나와 대한민국 독립만세를 외쳐야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일제 경찰을 불러서 신고해야 한다고 하는 건 시대 흐름을 모르는 것"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 총장이 추 장관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은 행정 체계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난했고, 같은 당 김남국 의원 역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윤 총장은 추 장관 말을 반 잘라먹은 게 아니라 아예 이행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추 장관 발언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성의 문제라고 본다"며 "검찰총장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직책인데, 총장과 장관 사이에 저렇게 과도한 말이 오가는 것은 처음 본다"고 질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하는데, 말을 너무 쉽게 뱉으니 그런 현상이 생기지 않느냐"며 "가장 충실하게 자기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지금 윤 총장과 (최재형) 감사원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에게 정상적인 국회에서 가능한지 의심할 발언이 쏟아진다"고 여당을 지적하기도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추 장관 언행을 두고 "특정 정당의 의원 모임에 가서 검찰총장 품평을 한 가벼움과 그 언어의 경박함이 정말 목불인견"이라고 질타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추 장관이 "완장질도 빼놓지 않고 있다"며 "법무부의 한 검사장 직접 감찰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