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장기화 시 76만가구 1년 내 유동성 위기"
한은 "코로나19 장기화 시 76만가구 1년 내 유동성 위기"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6.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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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근로자 45만8000·자영업자 30만1000가구 한계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
정규일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근로자의 실업과 자영업자 매출 감소가 이어지면서 1년 내 유동성 한계에 내몰리는 가구가 최대 76만가구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실업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기간이 1년 미만인 임금근로자 가구는 총 45만8000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감내 기간이 1년보다 짧은 6개월 미만 근로가구도 28만9000가구에 달했다. 감내기간은 한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을 처분해 실업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버틸 수 있는 기간을 말한다. 

자영업자 중에선 30만1000가구가 1년 미만 동안 매출 감소 충격을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고, 18만4000가구가 6개월 미만 동안 이를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분석대로면, 임금 근로자 45만8000가구와 자영업자 30만1000가구를 합한 75만9000가구가 1년 내 유동성 한계를 맞게 되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용 여건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되면, 금융자산이 적은 임시일용직 가구의 경우 상용직 가구보다 단기간 내에 부실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자영업 가구의 경우 매출 충격이 장기화되면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적자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잠재부실 규모가 상당폭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종합적 고용안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면서 정책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향후 자영업 업황 변화에 따라 금융지원 정책을 연장하고 확대해 영세 자영업 가구의 부실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