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순 마사회장, 고삐 쥐고 경영체질 개선 가시화
김낙순 마사회장, 고삐 쥐고 경영체질 개선 가시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6.23 14: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여파 4개월간 사상초유 경마장 휴장 '악재'
경마시스템·실황 수출 등 신성장동력 확보, 위기 극복
200억 상생자금 조성, 착한 임대료 등 사회적 책무 노력
올해 마사회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낙순 마사회장. (제공=한국마사회)
올해 마사회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는 김낙순 마사회장. (제공=한국마사회)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말 산업 침체 속에서 비상경영을 이어가면서도, 경마시스템 수출 등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며 경영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사회(이하 마사회)는 지난 2018년 초 김낙순 회장 취임 이후 ‘2019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이하 경평)’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코로나19로 약 4개월간 경마 휴장이라는 사상초유의 대형 악재를 딛고 경영을 개선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사회의 경영 개선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마사회는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경평에서 지난해보다 개선된 C(보통) 등급을 받았다. 앞서 지난 2018년에는 미흡 수준의 D등급을 받으면서 성과급 페널티를 물었고, 김 회장은 기관장 경고 조치를 겪었다. 여기에 지난해 말 부산경남 경마 사업장 소속 기수의 뜻하지 않은 사망사고까지 더해져 여론은 싸늘했다. 

더욱이 마사회는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감소를 겪었다. 지난 2월23일부터 최근까지 약 4개월간 경마장 등 전 사업장이 휴장하면서 올 1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 

이러한 가운데, 김 회장은 ‘내부로부터 강도 높은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판단 하에 회장 직속 ‘경영개선TF(현 경영혁신실)’를 중심으로 혁신성장 사업을 대표 성과로 내세울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이런 일환으로 추진된 경마시스템 수출은 김 회장의 경영 성과로 꼽힌다. 대표적인 예로 카자흐스탄의 알마티 경마장에 마사회가 보유한 경마 전산시스템을 수출한 것이다. 이는 김 회장이 올 2월 알마티 경마장을 운영하는 텐그리 인베스트먼트사와 체결한 ‘알마티 경마장 운영 정상화’ 자문계약이 물꼬가 됐다. 특히 경마 전산시스템에는 수많은 장비와 부품 제작이 수반되는데, 이들 모두 국내 중소기업들이 맡도록 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사회는 경마시스템 수출은 물론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맡으며 올해 55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오른쪽)과 카자흐스탄의 사르센바예프 세리크 텐그리 인베스트먼트사 대표(왼쪽) 간에 진행된 '알마티 경마장 운영 정상화' 자문계약 체결 모습. (제공=한국마사회)
지난 2월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오른쪽)과 카자흐스탄의 사르센바예프 세리크 텐그리 인베스트먼트사 대표(왼쪽) 간에 진행된 '알마티 경마장 운영 정상화' 자문계약 체결 모습. (제공=한국마사회)

마사회는 이 외에도 지난해 4대륙 14개국에 761억원 규모의 경주실황을 수출한데 이어, 올해는 아프리카를 포함한 전 대륙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베트남 경마시장으로의 운영 시스템 수출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마사회는 베트남 수출까지 성사되면 2024년까지 총 1000억원 규모의 경마시스템과 장비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경영난 속에서도 공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데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경마중단 기간 생계에 어려움이 큰 기수 등 경마 종사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200억원의 긴급자금을 조성해 무이자 지원에 나섰고, ‘착한 임대료 운동’에도 동참해 각 사업장에 입점한 매점·식당 등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임대료 전액을 감면 조치했다. 

아울러 소방공무원과 가축방역 종사자 등 사회공익직군을 위한 힐링승마교육과 농촌지역 인재 유치 차원에서 용산 장외발매소를 리모델링한 마사회 장학관 기숙사 운영 등의 사회공헌사업도 김 회장이 직접 챙겼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은 코로나19 악재를 경마시스템 수출 등 신사업으로 맞서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썼다”며 “지난주부터 경마가 재개됐고, 추진 중인 수출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르면 마사회의 경영 안정화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