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제주항공에 체불 임금 분담 제안
이스타항공, 제주항공에 체불 임금 분담 제안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2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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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3개월치 급여 포기와 밀린 임금 각각 부담 제시
인수 종결시한 석 달 더 연장 시 매달 50억원 급여 증가
(사진=이스타항공)
(사진=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체불 임금 해소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인수 거래 종결시한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이 4∼6월 3개월치 급여를 포기하고, 남은 체불 임금의 일부를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제주항공이 각각 부담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각사가 부담할 구체적인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타항공의 이번 제안은 4∼6월 근무한 필수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의 휴업수당이 월 35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3개월치 105억원을 제외한 145억원가량을 제주항공과 나눠 부담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3개월치 휴업수당 반납 여부에 대해선 이스타항공 직원들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7일 근로자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4∼6월 정상 근무 수당을 제외한 휴업수당 반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조종사노조는 “사측이 정리해고를 무기로 체불 임금 반납을 요구했다”고 반발했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일종의 협상 카드 차원에서 이러한 방안도 생각해보자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체불 임금 문제와 관련해 “이스타항공의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이는 사실상 계약 변경에 해당한다”며 제주항공에게 체불 임금 책임을 넘기고 있다.

제주항공이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추가 피해 상황에 대해 문제 삼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체불 임금과 관련해 양측 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사전 협의 없이 오는 26일 신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한다고 주주들에게 알렸다.

또, 양측은 이스타항공의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증 등 선결 조건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커지면서 이달 29일로 예정된 거래 종결시한까지 제주항공이 사실상 인수를 마무리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종결시한은 양측이 합의하면 3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이스타항공 의 체불 임금은 매달 50억원씩 더 늘어날 전망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