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외환위기 추억' 소환…국민기억 속 경제 이슈 1위
코로나19, '외환위기 추억' 소환…국민기억 속 경제 이슈 1위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0.06.2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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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설문서 52.1% 'IMF 극복' 선택
경기 악화 등 현 팬데믹 상황과 비교 대상으로 자주 등장
대한민국을 만든 기억에 남는 경제 부문 이슈 설문조사 결과(n=1000, 중복응답). (자료=전경련)
대한민국을 만든 기억에 남는 경제 부문 이슈 설문조사 결과(n=1000, 중복응답). (자료=전경련)

코로나19가 역대 최악의 경제난으로 기억되는 IMF 외환위기를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불러냈다. 전경련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제적 성취 이슈로 '외환위기 극복'을 선택했다. 정부와 언론도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악화 상황을 설명하면서 IMF 외환위기 시절을  비교 대상으로 자주 꺼내 드는 모습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 허창수)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을 만든 이슈'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경련은 이번 조사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경제적 성취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발전 △국민 삶의 질 제고 등을 주제로 질문했다.

응답자들은 우리나라가 GDP(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 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제적 이슈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극복'을 꼽았다. 전체 응답자의 52.1%가 IMF 위기 극복을 선택했으며, 특히 20~50대의 선택이 많았다. 60대 이상에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가장 기업에 남는다고 답했다.

IMF 외환위기는 아시아 전반 금융위기 속에서 외환 보유고가 바닥난 우리나라가 1997년 12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2001년 8월 차입금을 상환하기까지 약 4년간 상황을 말한다. 

한국은행은 1999년 1월 IMF 환란 조사특위에 보고한 '외환위기의 상황과 경과'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민간부문, 특히 기업의 중복 과잉투자와 금융 부문의 구조적 취약성이 위기발생의  근원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금융기관이 단기차입에 과도하게 의존했고,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여신을 방만하게 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과다차입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대기업들이 연쇄 도산 하면서 금융기관이 부실화했다고 분석했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는 기업들의 연쇄 부도와 실직, 취업난 등 최악의 경제난에 시달려야 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 말 774.70이던 원·달러 환율이 1996년 말 844.20으로 올랐고, 외환위기가 왔던 1997년 말에는 1415.20으로 치솟았다. 국내 GDP 성장률은 1995년 8.9%에서 이듬해 7.1%, 1997년 5.5%로 낮아졌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가 사회적 관심 대상이듯 외환위기도 우리 사회를 전·후로 나누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이런 이유로 IMF 외환위기 당시 지표들은 지금도 악화한 경제 수치를 설명할 때 비교 대상이 되곤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적 경기 위축이 나타난 올해 들어서는 외환위기가 정부와 언론을 통해 더욱더 자주 언급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6일 열린 제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개최 결과 브리핑에서 주요국 경제 악화 상황을 설명하면서 "우리나라 1분기 민간소비, 서비스업 생산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을 만든 기억에 남는 산업 부문 이슈 설문조사 결과(n=1000, 중복응답). (자료=전경련)
대한민국을 만든 기억에 남는 산업 부문 이슈 설문조사 결과(n=1000, 중복응답). (자료=전경련)

한편, 이번 조사에서 대한민국 산업 발전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슈로 삼성 반도체 진출(64.2%)이 꼽혔고, 사회 부문에서는 국민건강보험(80.0%)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슈로 선택됐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질병과 의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보험이 사회 부문 이슈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