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M&A '안갯속'…이번 주가 분수령
항공업계 M&A '안갯속'…이번 주가 분수령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6.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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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산-아시아나·제주-이스타 각각 이달 27일·29일 종결 예정
현산, 산은 요구에 '묵묵부답'…제주항공, 체불 임금 두고 갈등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재편에 나서는 항공업계는 M&A 종결시한을 앞두고, 안갯속에 빠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모두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는 항공업계 M&A 작업 성사 여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시한은 이달 27일이며,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종결 시간은 이달 29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각각의 M&A 마무리 작업은 모두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우선, HDC현산은 지난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에 채권단은 지난 10일 HDC현산에 구체적인 재협상 조건 제시를 요청했지만, HDC현산은 아직 뚜렷한 조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이 직접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충분히 안전하게 딜이 끝까지 갈 수 있다”며 “19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를 하느냐”며 HDC현산에 대면 협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는 이달 안에 이루기 힘들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러시아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고 있으며, 산은 등 채권단과 재협상, 대금 납입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등 인수 마무리 작업을 모두 끝내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완료는 이달 27일에서 최대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이동걸 회장의 임기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올해 9월 초 임기까지 미련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임기 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거래 종결시한은 이달 29일까지지만, 지난 2월 이후 계속된 체불 임금 문제를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인수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제주항공은 250억원에 이르는 체불 임금을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스타항공은 체불 임금 해소가 사실상 계약 변경에 해당한다면서 제주항공이 인수 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 사전 협의 없이 오는 26일 신규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임시 주총을 소집한다고 밝혀 갈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또, 인수 종결을 위한 선결 조건 이행 여부에서도 양측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계약서에는 이스타항공이 태국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의 지급 보증 문제를 계약 종료 이전까지 해소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항공기 리스사와 타이이스타젯의 ‘B737-800’ 항공기 1대 임차에 따른 채무와 책임에 상응하는 금액을 보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증 금액은 3100만달러(약 375억원)에 달한다. 보증기간은 임대차 계약과 관련해 계약에 따른 타이이스타젯의 제반 의무가 모두 이행되는 날까지로 명시됐다.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은 “선결 조건 대부분이 해소됐다”는 입장이지만, 제주항공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인수 의지에 변함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인수 작업이 계속 차질을 빚으면서 인수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