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총참모부가 군사행동을 예고하는 등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는 가운데, 정부가 미국과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나서 주목된다. 

18일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군이 전날 오후부터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 일대 비어 있던 민경초소 여러 곳에 경계병으로 추정되는 군인을 일부 투입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민경초소는 GP와 같은 개념으로, 북한군이 설치한 민경초소에는 경계병이 경계병이 상주하지 않은 곳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간 비워 뒀던 일부 민경초소에 경계병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군 당국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전날 예고한 4대 조치 일환인지, 최전방지역에 하달된 1호 전투근무체계 방식에 따른 것인지를 분석 중이라고 한다. 

다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육군회관에서 개최한 '6·25 참전국 대사 초청행사' 축사에서 북한을 향해 "만에 하나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끝내 감행한다면 군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처럼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간 대응 공조가 주목된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하면서다. 

외교부는 "이도훈 본부장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현 한반도 상황 관련 평가 및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한 것은 지난 1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은 비공개로 추진됐으며, 구체적인 일정과 목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본부장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비건 부장관을 만나 북한의 최근 대남 압박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본부장이 대미 특사 역할로 미국을 방문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 본부장은 특사로 간 게  아니고, 이미 오래전 계획된 일정에 따라 미국을 방문했다"고 부인했다. 

한미 양측은 수석대표 협의 이후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이는 강경한 메시지로 북한을 더 자극하기보다는 안정적인 상황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남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이유 중 하나로 미국 관심 끌기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지만, 당장 미국이 직접 나설 여지는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점차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미국의 안보와 외교, 경제에 "특별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기존의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1년 연장하는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일 뿐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각 분야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한 뒤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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