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6·17 대책으로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전망
하나금투 "6·17 대책으로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전망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6.1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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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이용 제한 등 규제로 전세대출 위축 가능성
4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잔액 및 증가율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4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잔액 및 증가율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정부가 지난 17일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21번째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하나금융투자는 정부의 6·17 대책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정책으로 법인과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의 모든 지역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 것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특히 그동안 가계대출 증가율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전세 대출의 경우, 보증이용 제한과 3억원 초과 아파트 구매 시 전세 대출 즉시 회수는 파급력이 다소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이후 4대 시중은행의 전세 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30~40%씩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해 말 전세 대출 잔액은 무려 70조3000억원에 달했다. 현재 담보 대출·집단 대출·전세 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중 전세 대출 비중도 20%에 육박한다. 이번 부동산 정책이 가계대출 성장률을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최 연구원은 이 같은 가계대출 성장률 둔화가 은행권 총대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업 대출이 증가해, 올해 상반기에만 은행 총대출성장률이 6%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도 상당히 양호할 것이라는 게 최 연구원의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올해 2분기에만 3%에 가까운 대출성장률이 예상되는 데다, 은행 평균 NIM은 우려보다 적은 1~2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성 저원가성 예금이 급증하는 한편 기업 대출 위주로 대출이 성장하면서 총대출 포트폴리오가 바뀌고 있고, 금융당국이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해 은행권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고유동성자산이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전일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수도권·대전·청주 지역 대부분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구체적으로는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6개월 이내 기존주택을 처분하고, 새로운 주택으로 전입해야 한다. 

또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새로 사들이는 경우에는 전세대출 보증이 제한되고, 전세 대출을 받은 후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사면 전세 대출은 즉시 회수된다. 이외에도 대책은 주택 매매·임대사업자의 모든 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