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급변하며 자녀가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시되던 과거와 달리 핵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돼 왔다.
초 고령화 국가로 접어든 대한민국은 그러나 이들 부모세대를 보호할 사회적 장치가 미흡한 현실이다. 이로 인해 한적한 도심 외곽에서 하나, 둘 생겨나던 요양원과 요양병원은 2020년 현재 도심 곳곳에서도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제 아무리 쾌적한 환경, 편리한 시설이라도 사랑으로 낳고 품은 자녀의 보살핌만 할까 싶겠지만 직장을 다니며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자녀로서는 부모님을 시설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좋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찾는다는 인터넷 게시 글에 한 누리꾼이 써놓은 댓글이 기억을 스친다. “요즘 요양시설은 신(新) 고려장이나 다름없다. 부모님을 시설에 던져 놓고 1년에 몇 번 올까 말까한 자녀들. 그러다 돌아가실 것 같다하면 그제야 얼굴 디밀고 장례 치르면 끝”이라고.
그의 댓글을 읽는 순간 많은 이들이 당황하면서도 일부 동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누리꾼은 “오죽하면 사랑으로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을 요양 시설에 맡기겠느냐. 그 상황이 닥쳐본 적 없는 사람은 말하지 말라”며 울분을 토했다.
얼마 전 치매를 앓던 남성 노인이 자신을 돌보던 아내를 살해해 재판을 받은 소식이 알려지며 큰 충격을 안겼다. 이처럼 바쁜 자녀를 대신해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요양시설조차 가지 못한 일부에서는 노인이 노인을 보살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는 현실이다.
갈수록 출산율은 바닥을 치고, 의학이 발달하면서 평균 수명은 높아가고 있지만 사회시스템은 이 같은 현실을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
부모님을 가정에서 돌보는 자녀도, 요양시설에 맡기는 자녀도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공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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